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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리는 비는 50년만"...위험기상정보 더 정교해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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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이 20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2024년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기상청

유희동 기상청장이 20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2024년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기상청

비가 많이 올 때 발송되는 호우 긴급재난문자 서비스 지역이 확대된다. 지진 긴급재난문자는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는 지역에 발송되지 않도록 발송 지역을 세분화한다. 태풍 예보는 더 자세히, 자주 제공된다.

기상청은 21일 올해 주요 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전날 서울시 동작구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는 일상화된 기후위기 속에서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긴급재난문자, 발송 지역 확대·세분화

오는 5월부터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서비스 지역이 늘어난다.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강수량이 50㎜, 3시간 강수량이 90㎜'에 도달한 경우 등에 기상청이 직접 발송한다.

수도권에서 실시하던 시범 서비스는 정규 운영으로 전환한다. 광주·전남지역은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전남권은 지난 10년 간 기상청이 재난 문자를 발송해야 하는 수준의 강한 호우가 발생한 날이 연평균 4.1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던 지역이다. 유 청장은 “(강원, 충청, 경상 등) 나머지 지역은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는 호우와 폭염, 한파 등 위험기상에 대한 정보 제공 시 극값 순위정보나 발생빈도가 포함된다. ‘지금 내리는 비는 50년만에 한 번 내리는 수준’과 같은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 19일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오전 전남 여수시 주삼동 한 도로가 빗물에 침수돼 있다. 사진 전남 여수소방서

지난 19일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오전 전남 여수시 주삼동 한 도로가 빗물에 침수돼 있다. 사진 전남 여수소방서

지진 재난문자는 서비스 지역은 세분화된다. 그동안 기상청은 지진 발생 위치를 중심으로 80㎞ 반경 내에 있는 광역시·도 전체에 재난문자를 송출했다. 올해 10월부터는 발생 지역을 시·군·구 단위로 나눈다.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지역에는 재난문자가 송출되지 않기 위함이다.

지난해 11월 경주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서울에도 새벽 이른 시간에 긴급재난문자가 울려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폭주했는데 이런 일을 방지하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중부내륙선과 서해안선을 대상으로 시작한 도로위험 기상정보 서비스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 경부선, 중앙선, 호남선, 영동선, 중부선·통영~대전선 등 5개 노선에 도로기상관측망을 구축하고, 12월부터 추가 노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3일 예보→5일 예보로 기간 연장

예상 강수량과 적설을 발표하는 단기예보 기간은 기존 3일에서 5일로 연장한다. 또, 수치로 표현되는 적설·강수량, 풍속 예보가 체감상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도록 ‘습하고 무거운 눈’ 같이 정성적 표현을 추가할 계획이다.

3단계(가벼운 눈, 보통 눈, 무거운 눈)로 구분한 눈 예보 제공 지역도 확대한다. 지난 겨울부터 전라권, 강원·경북북부동해안에 눈 무게에 따른 강설정보를 제공했고 올해 겨울부터는 충청권에도 도입된다.

태풍 예보도 더 자주 낸다. 기상청은 오는 7월부터 태풍이 경계구역에 진입하면 기존에는 6시간 단위로 발표하던 상세 태풍정보를 3시간 주기로 발표할 계획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이 20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2024년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기상청

유희동 기상청장이 20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2024년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기상청

기후변화 대응 위한 국가 표준 시나리오 확정

기상청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과거부터 미래 2100년까지 국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동네별로 제공하는 기후변화 상황지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가 기후위기 표준 시나리오를 확정하는 작업을 4월에 시작한다.

유 청장은 “기상청은 과거 100년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과학적 근거가 있는 국가 표준 기후위기 시나리오를 만들어 정부 모든 부처의 정책 수립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최근 늘어난 대형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인공강우 실험도 확대한다. 유 청장은 “산불 시 인공강우로 불을 끄는 형태는 아니고, 겨울철 강원 지역 습도가 낮을 때 인공강우 실험을 확대해 습도를 높여 산불을 예방하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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