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2년 만에 컴백…독수리 올해는 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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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1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한화로 돌아간다. 한화는 류현진에게 역대 최고 대우를 제시했다. 사진은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뛴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12년 만에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다.

프로야구 한화 관계자는 “류현진이 사실상 계약에 합의했다. 구단은 역대 최고 대우를 보장했다.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2012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KBO리그로 돌아올 경우 원소속팀 한화와 계약해야 한다.

한화는 류현진에게 총액 17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혁 한화 단장은 “최고 대우를 제시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유계약(FA)을 포함해 다년계약 종전 최고액은 지난해 양의지가 두산과 계약할 당시 기록한 4+2년 152억원이다. 2022년 메이저리그에서 SSG 랜더스로 돌아온 김광현은 4년 151억원에 사인했다.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한화는 21일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실전 훈련에 들어간다. 류현진은 21일 공식 계약을 발표하고, 전지훈련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두 번째 팔꿈치 수술 이후 복귀한 류현진은 지난해 11경기에 나와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맺은 4년 계약이 종료되면서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구속은 예전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제구력이나 변화구 구사 능력은 여전했다.

여러 구단이 류현진에게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과 대리인 스캇 보라스가 만족할 만한 오퍼는 없었다. 연평균 1000만 달러 이상의 다년 계약을 기대했지만, 조건을 충족할 만한 구단이 나서지 않았다. 대리인인 보라스는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스프링캠프 시작 시점까지도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국내 복귀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 역대 최고 계약

한화는 올해 또는 (새 야구장이 문을 여는) 내년 이후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류현진과 접촉했다. 손혁 단장이 꾸준히 류현진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공식 제안은 아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복귀 요청 의사를 전했다. 계약에 대비해 샐러리캡(연봉 합산 제한)에도 30억원 정도 여유를 뒀다. 결국 류현진이 복귀를 결심하면서 한화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 다승(18승)·평균자책점(2.23)·탈삼진(204개)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상도 한꺼번에 받았다. 이후에도 꾸준히 활약하면서 KBO리그 통산 190경기에 나와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012년 포스팅을 통해 2537만7737달러 33센트(당시 환율 기준 280억원)의 이적료를 한화에 안기고 LA 다저스로 떠났다. 빅리그 첫해인 2013년 14승을 거두며 활약한 류현진은 어깨와 팔꿈치·엉덩이 등 부상에 시달렸지만, 그때마다 괴물같이 살아났다. 2019년엔 동양인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토론토 이적 첫해인 2020년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86경기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류현진이 복귀하면서 한화는 올 시즌 반등을 꿈꾼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투수 문동주가 신인왕에 오르면서 팀 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입단한 김서현과 올해 입단한 신인 투수 황준서도 스프링캠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약점이던 야수진도 보강했다. 내야수 안치홍을 영입하고,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까지 스카우트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