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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한 물가에 멀어지는 피벗…중물가·중금리 굳어지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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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물가 급등과 기준금리 인상을 거친 전 세계가 지난 연말 이후 인플레이션 둔화 시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주요국에선 3% 수준인 ‘끈적한 물가’ 하락세가 더디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도 하반기 이후로 미뤄지는 양상이다. 2~3% 안팎의 인플레이션 속에 금리도 느리게 내리는 ‘중물가·중금리’가 당분간 자리잡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20일 미국 노동통계국 등에 따르면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면서 2%대에 진입할 거란 예상을 넘어섰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0.9%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0.6%)를 웃돌았다. 물가가 서비스 중심으로 고공행진 중인 데다, 인플레이션이 끌어올린 임금 상승세도 여전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시한 목표 물가(2.0%)까진 갈 길이 먼 셈이다.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 캐피털마케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의 목표는 멀어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 뜨거웠던 시장의 금리 조기 인하 기대도 옅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까지는 금리 동결(연 5.25~5.5%) 확률이 훨씬 높다. 일러야 6월, 아니면 하반기에 금리가 내려갈 거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도 5개월 연속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키다 지난달에야 2.8%로 내려왔다. 1년째 연 3.5%로 금리를 묶고 있는 한국은행도 ‘피벗’(통화정책 전환) 고민이 크다. 2022년부터 이어진 미국과의 금리 역전(2%포인트 차) 때문에 Fed보다 인하 폭이 작을 수밖에 없다. 한은이 내놓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이지만, 원유 수급 등 변수가 많아 언제든 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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