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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뇌장벽까지 침투해 뇌 인지 기능 저하시켜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21년 10월 6일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경기 김포시 월곶면의 씨케이 김포지점에서 작업자들이 재활용이 안 되는 이물질을 선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1년 10월 6일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경기 김포시 월곶면의 씨케이 김포지점에서 작업자들이 재활용이 안 되는 이물질을 선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료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면 뇌 장벽까지 침투가 되고, 뇌의 인지를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이란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5㎜ 크기의 플라스틱을 말한다. 애초에 작은 크기로 생산되기도 하지만, 페트병이나 비닐봉지 등이 잘게 부서져 생성되기도 한다.

19일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에 따르면 피렌체 대학교 생물학과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설탕물을 먹은 꿀벌의 뇌 영상 등을 분석해 이같이 규명했다.

연구팀은 1~5μm 범위의 마이크로스피어가 곤충의 혈액뇌장벽을 관통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열경화성 아미노 포름알데히드로 만든 꿀벌 적색 형광 폴리머 마이크로스피어를 투여하고, 뇌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꿀벌의 뇌와 시신경 부위에 형광색으로 칠해둔 미세플라스틱이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꿀벌이 이를 섭취한지 약 3일 만에 뇌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섭취 후 최대 21일까지 뇌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설탕 용액에 미세플라스틱을 용해한 후 초음파로 완전히 녹였다. 이후 꿀벌들을 왁스로 고정하고 한 그룹에게는 설탕물을, 한그룹에는 고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설탕물을, 다른 그룹에는 중간 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설탕물을, 나머지 그룹은 저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설탕물을 먹게 했다.

그 후 이쑤시개에 0.1%, 0.3%, 1%, 3%, 10%, 30%의 자당 용액을 묻힌 후 2분 간격으로 꿀벌에게 갖다대, 꿀벌의 더듬이가 반응하는지 살펴봤다. 이는 꿀벌이 자극에 반응을 하는지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중간농도와 고농도 용량의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설탕물을 먹은 꿀벌은 저농도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설탕물을 먹은 꿀벌보다 자당 반응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미세플라스틱이 꿀벌 및 기타유기체의 중추 신경계에 도달하고, 세포 및 생화학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종합 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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