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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가 별 걸 다해도 사극은 아직 지상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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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판타지, 정통사극, 로맨스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TV 사극들. 사진은 ‘밤에 피는 꽃’. [사진 각 방송사]

판타지, 정통사극, 로맨스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TV 사극들. 사진은 ‘밤에 피는 꽃’. [사진 각 방송사]

조선시대 배경의 MBC 드라마 ‘밤에 피는 꽃’이 17일 시청률 18.4%(닐슨코리아)로 역대 MBC 금토 드라마 중 최고 기록을 세우며 종영했다. KBS가 창사 50주년을 맞아 기획한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32부작)은 줄곧 10%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과 편성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사극을 앞세워 시청자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흥행했던 드라마 ‘연인’의 후속작으로 MBC는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과 ‘밤에 피는 꽃’을 순서대로 선보였다. 지난해 11월부터 ‘고려 거란 전쟁’을 방영 중인 KBS 역시 같은 시기에 여러 편의 퓨전 사극을 내놨다. 월화 드라마 ‘혼례대첩’은 지난해 12월 종영했고, 후속작으로 판타지 사극 로맨스 ‘환상연가’가 방영 중이다.

판타지, 정통사극, 로맨스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TV 사극들. 사진은 ‘고려 거란 전쟁’. [사진 각 방송사]

판타지, 정통사극, 로맨스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TV 사극들. 사진은 ‘고려 거란 전쟁’. [사진 각 방송사]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 3사에서 편성된 드라마는 32편(KBS 14편, MBC 9편, SBS 9편)이다. 총 40편을 편성했던 2022년보다 20% 줄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주중 드라마 편성이 점점 사라지는 지상파에선 위험 부담이 덜한 작품을 내야 한다. 경험도 많고 유리한 사극을 지상파가 계속해서 택하는 이유”라고 짚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십년 간 사극을 만들며 제작 노하우와 인프라를 쌓았다. 김상휘 KBS CP(책임 프로듀서)는 “사극은 세트뿐 아니라 분장·의상·소품 등 미술팀의 노하우가 굉장히 중요한데, KBS는 이것이 가능한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역사저널 그날’ 등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자문을 구할 수 있는 학계 네트워크 역시 탄탄한 편”이라고 말했다.

MBC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용인에 사극 세트장을 갖고 있다. 고려와 조선 시대를 아우를 수 있어 촬영지 물색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다. SBS에서 ‘바람의 화원’(2008), ‘뿌리깊은 나무’(2011) 등 사극을 만들었던 장태유 PD는 이번에 ‘밤에 피는 꽃’을 연출하며 “용인 세트장에서 촬영했는데, 사극 만들기에 최적화된 곳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제작 환경에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판타지, 정통사극, 로맨스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TV 사극들. 사진은 ‘세작, 매혹된 자들’. [사진 각 방송사]

판타지, 정통사극, 로맨스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TV 사극들. 사진은 ‘세작, 매혹된 자들’. [사진 각 방송사]

지상파의 한 드라마 PD는 “요즘 지상파 사극이 화제성·시청률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플랫폼 다양화 시대에서 지상파가 잘 할 수 있는 장르가 사극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지상파의 사극 제작 추세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OTT에서 사극은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했던 넷플릭스의 경우 총 14편 중 2편이 역사물인데, 모두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끌어온 ‘시대극’에 가깝다. 추석을 앞두고 공개한 ‘도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고, 700억 대작 ‘경성크리처’는 호불호 반응이 엇갈렸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갓·한복 등 사극이 보여주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다른 K-콘텐트 못지 않은 글로벌 수요층이 있다”며 “우리 역사를 잘 아는 PD들이 늘어나 (플랫폼을 넘나드는) 다양한 제작 활동을 하게 된다면, 사극의 글로벌화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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