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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은 벅찬 가슴에만 남겼다…‘호모 트레커스’ 백두대간 700㎞ 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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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15일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서 포즈를 취한 김미곤(왼쪽) 대장과 이억만씨, 김영주 기자(오른쪽). 이들은 천왕봉에서 47일간의 백두대간 동계 종주를 마쳤다. 김영주 기자

지난 15일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서 포즈를 취한 김미곤(왼쪽) 대장과 이억만씨, 김영주 기자(오른쪽). 이들은 천왕봉에서 47일간의 백두대간 동계 종주를 마쳤다. 김영주 기자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걷기 콘텐트 ‘호모 트레커스’ 취재팀이 신년 기획으로 추진한 ‘백두대간 동계 일시종주’를 성공리에 마쳤다.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를 완등한 김미곤(52) 대장과 산악인 이억만(63)씨, 김영주 기자로 꾸려진 취재팀은 지난해 12월 31일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520m)을 출발해 지난 15일 지리산 천왕봉(1915m)까지 백두대간 능선 700㎞(우회 길 포함)를 47일 만에 완주했다. 더중앙플러스는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다.

백두대간은 백두산(2749m)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큰 산줄기로 장장 1400㎞에 달한다. 이 중 남한 구간은 약 700㎞다. 취재팀은 지난 1월 3일 폭설을 뚫고 설악산 대청봉(1708m)에 올랐으며, 1월 17일 태백산 장군봉(1567m)과 2월 6일 덕유산 향적봉(1614m) 등을 거쳐 마침내 지리산에 당도했다. 취재팀은 6일 걷고 하루 쉬는 일정으로 꼬박 39일간 걸었다. 하루 평균 이동 거리는 약 18㎞다.

백두대간과 13정맥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산림청]

백두대간과 13정맥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산림청]

산악계에선 호모 트레커스의 백두대간 종주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올해처럼 적설량이 많은 때에 진부령에서 지리산까지 700㎞ 산길을 단번에 걷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인정(79)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산악계에서도 동계 일시 종주를 하는 사람이 사라지다시피 한 시점에서 언론사가 나서 우리 산하의 겨울 정취를 전하는 한편 백두대간 종주의 의미를 되새겨줘 고맙다”고 했다.

취재팀은 백두대간 트레일을 훼손하지 않는 ‘에코 트레킹’을 실천했다. ‘적게 먹고 많이 걷자’를 모티브로 최소한의 식량과 장비로 산을 올랐다. 특히 걷는 동안 배변 봉투를 통해 대변까지 수거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LNT(Leave No Trace, 산에서 흔적 남기지 않기)’의 문화의 일환이다.

국내 8000m 14좌 완등자 7명 중 유일하게 히말라야 등반을 이어가고 있는 김미곤 대장은 오는 4월 네팔의 미등정봉 주갈(6591m)에 도전장을 내고, 세계 초등을 노린다. 또 내년엔 세계 최초로 남극 대륙 횡단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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