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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대박 위한 호재… 김하성 다시 유격수로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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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4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연습을 하는 샌디에이고 김하성. AP=연합뉴스

14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연습을 하는 샌디에이고 김하성.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이 유격수로 돌아간다. 프리 에이전트(FA)를 앞두고 맞은 호재다.

김하성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 수비 연습을 했다. 골드글러브 수상자만 쓸 수 있는 플래티넘 글러브를 끼고 훈련하자 동료들이 바꿔쓰기도 했다.

새롭게 샌디에이고 지휘봉을 잡은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하성은 지난해 유틸리티 부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다. 올해는 산더 보하르츠가 2루로 이동하고, 김하성이 유격수로 나선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최고 유격수였던 김하성은 메이저리그(MLB) 진출 첫 해인 2021년 '유틸리티 내야수'로 시즌을 치렀다. 선발로 63경기에 뛰었는데 유격수(25경기), 2루수(20경기), 3루수(18경기)를 고르게 맡았다. 이듬해엔 주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을 당하면서 거의 대부분의 경기를 유격수로 뛰었다. 그러나 지난해엔 보하르츠가 입단하면서 김하성은 2루수, 타티스는 우익수로 이동했다.

보하르츠는 샌디에이고와 11년 2억8000만달러(약 3739억원)에 계약했다.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유격수)를 5번이나 받았다. 수비력도 나쁘지 않다. 2022년엔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 후보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수비력만 따지면 김하성이 좀 더 나은 게 사실이다.

보하르츠는 퀴라소와 함께 네덜란드 영토에 속한 카리브해 섬 아루바 출신이다. 실트 감독은 비시즌 동안 보하르츠의 고향인 아루바를 직접 찾아 설득했다. 실트 감독은 "지난해 12월 보하르츠와 포지션 변경에 관해 이야기했다. 보하르츠는 팀을 위해 뛰는 좋은 선수"라고 했다. 보하르츠도 "유격수로 샌디에이고와 계약했지만, 더 중요한 건 팀이 더 좋은 야구를 하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15초 만에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김하성의 수비력을 인정한다"며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훈련 전에야 소식을 접한 김하성은 "계속 맡았던 포지션이라 큰 문제는 없다. 더 잘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놀랍고 당황하기도 했지만 팀에서 믿어준다고 생각한다. 보가츠가 양보 아닌 양보를 했다. 팀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보장 2800만 달러(374억원), 최대 3900만 달러(521억원)에 계약했다. 2025년엔 상호 합의에 따라 1년 연장(700만달러)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공수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 김하성은 올 시즌 뒤 FA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 매체들은 2025시즌 FA 랭킹 10위 이내로 평가하고 있다.

김하성은 2022년 골드글러브 후보(유격수)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수상(유틸리티)까지 하면서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엔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49로 타격 능력까지 입증받았다.

일부 매체들은 재정 부담이 커진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개막 전에 트레이드할 거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김하성이 유격수로 이동함에 따라 이적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트레이드는 마감 시한 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을 때나 이뤄질 듯하다. 이것도 김하성에겐 예비 FA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최근 MLB FA 시장에서는 톱클래스 유격수들이 대박을 터트렸다. 보가츠와 함께 FA로 나왔던 트레이 터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1년 3억달러(4006억 원), 카를로스 코레아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6년 2억달러, 댄스비 스완슨이 시카고 컵스와 7년 1억7700만달러에 계약했다. 이들만큼은 아니지만 김하성도 1억 달러 이상 계약이 유력하다. CBS스포츠가 예상한 2025 FA 랭킹에서 김하성은 유격수 중에선 1위, 야수 전체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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