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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삼성, 노사 질서 파괴…금속노조에 1억 3000만원 배상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들이 지난 2019년 12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들이 지난 2019년 12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삼성이 ‘비노조 경영’을 방침으로 삼아 삼성전자서비스와 에버랜드 노동자들의 조합을 무너뜨리려 했다고 보고 법원이 민사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와해를 지휘했던 임직원에 대한 형사 유죄가 확정된 지 2년여 만이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 정현석)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강경훈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 24명이 1억 원을, 삼성노조에 대해 했던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선 삼성물산·삼성전자·강 전 부사장 등 14명이 3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금속노조는 3억 원 넘는 금액을 청구했으나 일부만 인용됐다.

재판부는 “삼성그룹은 ‘노조는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방해물’이란 인식 아래 줄곧 ‘비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해 왔고 이는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이 폭로된 뒤에도 유지됐다”고 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기사들이 노조를 만들자 강 전 부사장 등은 노조를 탈퇴하게 하거나 노조 가입을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게 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설정한 방침과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삼성전자 등의 공모를 인정했다. “삼성전자가 노사전략을 마련해 삼성전자서비스 등 자회사에 대한 복수노조 대응세태점검을 실시하고 삼성전자서비스는 이에 따른 비상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 순차 공모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18년 4월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했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18년 4월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했다. [뉴스1]

어용으로 ‘에버랜드 노조’를 만들어 ‘삼성노조’를 무너뜨리려 했던 일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집단적 노사관계질서를 파괴하는 것으로 삼성노조와 그 근로자들이 직접적 손해를 입었다”며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삼성노조원을 차례로 징계한 것은 삼성노조에 대한 압박이고, 삼성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대항노조인 에버랜드노조를 설립해 이들과 단체교섭을 체결하고 이들에게 교섭대표 노조로서의 지위를 부여한 것은 삼성노조에 대한 불법행위”라고 했다. 에버랜드 노조는 앞서 다른 재판에서 사실상 사용자가 세운 것이니 노조가 아니라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선고 직후 “형사에 이어 민사에서도 삼성그룹 차원의 노조파괴에 대한 범죄 사실을 확정한 것”이라면서도 “청구액 전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부 감액해 범죄의 심각성을 덜어냈다”며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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