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대화’ 측면지원 나선 美국무부…“납치 해결위한 日노력 강력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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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박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가 1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일부 외신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정 박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가 1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일부 외신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미국 국무부는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한과 일본의 대화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과의 모든 종류의 외교와 대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정 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는 이날 일부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는 북한의 모든 외교 노력을 지지한다”며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을 매우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납치 문제는 가장 비극적인 이야기다. (북한에) 납치된 이들은 형제자매와 부모를 보지 못한 채 늙어 죽어가고 있는 만큼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노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박 부차관보의 이 발언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부차관보는 “북한이 여전히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치적 결단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평가한다”고 답한 다음 곧바로 ‘북한의 외교ㆍ대화 지지’ 발언을 했다.

김여정 담화 다음날 나온 美 정박 입장

이는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북 및 북ㆍ일 정상회담 추진설이 나오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전날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북ㆍ일)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는 담화를 발표한 다음날 미 국무부 대북 정책 총괄 담당자가 북ㆍ일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박 부차관보는 “김여정이 일본에 손을 내밀었는데 북ㆍ일 수교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은 그간 러시아ㆍ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과의 대화와 외교에 관심이 없었다”며 “그러니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우리는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ㆍ일 수교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납북자 문제 해결을 고리로 북한과 대화하려는 일본 정부에는 거듭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北, 러시아만 빼고 외교 하는 건 긍정적”

정 박(가운데)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가 1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일부 외신 기자와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정 박(가운데)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가 1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일부 외신 기자와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한국계 미국인인 정 박 부차관보는 그간 북한 비핵화와 북한 주민 인권의 가치에 집중했고 대북 제재 등 주로 북한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이날은 북한과 관련해 ‘외교’ ‘대화’를 더 자주 언급했다. 정박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ㆍ외교를 포기했는지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우리는 북한과 미국이 더욱 ‘외교’ 쪽으로 노선을 선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를 뺀 다른 어떤 종류의 외교를 하는 것은 긍정적인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 주민의 40%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5세 미만 어린이 다섯 명 중 한 명은 발육 부진”이라며 “북한에 인도적 물품과 의료 지원이 들어갈 수 있다면 인권의 관점에서 좋은 일”이라고도 했다.

이날 박 부차관보는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는 “근본적으로 김 위원장의 태도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확장억제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로선 임박하거나 직접적인 공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과 함께 계속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북ㆍ일정상회담 관련 “여러 활동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1월 23일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쇄신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1월 23일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쇄신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나와 북ㆍ일정상회담 추진과 관련된 질문에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나 자신이 주체적으로 움직여 정상끼리 관계를 구축한다”며 여러 경로의 대화 움직임을 인정했었다.

이어  “수십 년 전 북한에 납치된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나왔고, 김여정 부부장의 15일 담화가 나온 흐름이다. 김 부부장은 “일본이 악습을 털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기시다) 수상이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ㆍ일 대화 추진 움직임에 대한 중앙일보 서면 질의에 “일본과 북한의 외교적 관여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에 문의하기 바란다”면서도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ㆍ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매우 분명히 해 왔다”고 했다. 일본의 대북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도 이날 미국평화재단이 주최한 ‘인도태평양 전략 2주년’ 세미나에서 북ㆍ일 대화 움직임과 관련된 물음에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들의 대북 관여는 지지할 일”이라며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한 공조ㆍ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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