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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안에 테니스 공, 더 생생해졌다…삼성·LG, AI 두뇌싸움

중앙일보

입력

LG디스플레이 '메타 테크놀로지 2.0'이 적용된 OLED TV 패널 신제품.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메타 테크놀로지 2.0'이 적용된 OLED TV 패널 신제품. LG디스플레이

AI(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칩셋이 스마트폰, 노트북을 넘어 마침내 TV로 넘어왔다. 딥러닝(컴퓨터 스스로 분석·학습) 기술은 TV 테니스 경기 중계 중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고, AI는 영화 주인공 목소리를 주변 소음과 구분해 또렷이 들리게 해 준다.

비슷한 성능의 TV여도 어떤 칩셋(SoC·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것)을 탑재했느냐에 따라 시청자가 경험하는 화질·음질은 천양지차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LG 등 제조사는 물론 디스플레이 업계까지 AI 연구에 속속 뛰어드는 배경이다.

삼성·LG, 스마트폰 이어 TV 칩셋 맞대결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TV용 프로세서 ‘NQ8 AI 3세대’를 공개했다. 칩의 AI 기능이 저화질 영상을 초고화질 8K로 바꿔준다. 이전 세대보다 8배 늘어난 512개 뉴럴 네트워크(신경망)와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했다. AI가 영상 왜곡 현상은 줄이고, 영상 속 음성 대화는 명료하게 전달한다. 자막을 실시간 음성 변환하는 ‘들리는 자막’ 기능도 세계 최초로 넣었는데, 여기에도 AI와 광학식 문자인식(OCR) 기술이 활용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쌓은 AI 시스템온칩(SoC) 기술이 집대성됐다”라고 자평했다.

LG전자도 TV 화질을 자동 개선하는 AI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려고 온디바이스(내장형) NPU 개발 총력전에 돌입했다. AI 성능을 이전 세대보다 4배 끌어올린 ‘알파11 프로세서’를 최상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제품군에 탑재한다. 영상을 화소 단위로 분석해 자동으로 색 보정하는 기능, 평범한 2채널(좌우 스피커) 음원을 풍부한 입체형 공간 음원으로 바꿔주는 기능이 담긴다.

갤럭시 ‘엑시노스’처럼 TV칩도 브랜드화

제임스 피셔 삼성전자 북미법인 상무가 'CES 2024' 개막에 앞서 지난달 7일(현지시간) 진행한 행사에서 TV용 'NQ8 AI 3세대' 프로세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임스 피셔 삼성전자 북미법인 상무가 'CES 2024' 개막에 앞서 지난달 7일(현지시간) 진행한 행사에서 TV용 'NQ8 AI 3세대' 프로세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과 LG의 반도체 설계 경쟁은 2021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며 중단됐었다. 그런데 양사가 TV용 통합칩셋에서 자존심을 걸고 다시 맞붙게 된 셈이다.

화질·음질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TV용 통합칩셋이 등장하자 차별화도 시작됐다.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칩셋 브랜드인 엑시노스처럼, TV용 칩셋도 별도 브랜드명을 갖추는 추세다. LG전자는 자사 TV용 프로세서 브랜드를 ‘알파’로 정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TCL은 최근 자체 AI 프로세서에 ‘AiPQ’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TV용 AI 칩셋끼리 성능 차이가 벌어지면 브랜드 파워와 선호도도 점차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도 AI로 진화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패널에서 영상마다 밝기의 정보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조절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메타 테크놀로지’를 공개하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화질 격차를 벌렸다. 사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패널에서 영상마다 밝기의 정보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조절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메타 테크놀로지’를 공개하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화질 격차를 벌렸다. 사진 LG디스플레이

TV용 칩셋의 진화와 함께, 실제 화면에서 이를 구현하는 기술도 AI를 만나 발전하고 있다. 칩셋 성능이 뛰어나다 한들, TV 패널이 영상신호를 제대로 해석해 표현하지 못하면 시청자가 화질로 실감할 수 없어서다.

중국 업체의 OLED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AI 기반 알고리즘을 패널에 적용해 화질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자사 신기술 ‘메타 테크놀로지 2.0’를 통해 현존 OLED TV 중 가장 밝은 패널을 선보였다. 3000니트(1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를 달성했는데, 이 수치는 대형 OLED 패널 중 최초다.

기존 OLED TV 약점으로 꼽히던 번인(Burn in, 잔상)도 AI 기술로 잡았다. 수백억 개의 초미세 렌즈를 패널에 덧대는 한편, AI가 OLED 소자 개별 사용량을 예측해 에너지 투입량을 조절한다. 이태림 LG디스플레이 대형제품개발1담당 상무는 “같은 TV칩셋을 사용해도 패널에 따라 실제 화질 차이가 크다”라면서 “중국 등 다른 업체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 격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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