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3 "입시위주 시험에 질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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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나라 중·고 3학년학생의 3분의1 이상이 현행 입시제도에 많은 고민과 불안을 느낀다. 또 고3의 절반정도가 학교수업이 입시과목위주의 주입식으로 진행되는데 대해 큰불만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원대 권이종 교수(교육학)가 성곡학술문화재단과 함께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전국 8개. 중학교 3년 7백10명과 16개 고교 3년 9백55명 등 1천6백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학교사회의 교육병리현상에 관한 연구」결과 밝혀졌다.
조사내용 중 입시체제로 인한 고민과 불안을 느끼는 정도에「아주 많다」고 응답한 중3은 30.1%, 고3은 38.2%였고 시험횟수가 많아 고통을 느끼는 학생이 중·고생전체의 3분의1 이상이었다.
특히 학교생활에서 고3의 절반정도는 지식 암기위주의 평가와 시험위주나 등수위주로 인간을 평가하는 분위기에 불만을 나타냈으며 시험결과에 극도의 불안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3의 33.1%, 고3의 33.9%는『학교수업이 공부를 잘하는 소수학생 위주로 진행된다』고 보고 있다. 또 학교에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 취미와 여가시간을 가질 수 없고(중3 46.2%, 고3 46.8%)다른 학생과의 성적차이로 인해 고민하고(중3 45.9%, 고3 46.9%)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내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학생들이 불만과 갈등을 보였다.
교사와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중3학생의 34.3%, 고3 학생의 38.3%가「아주 많은 불만」을 느끼고있고 학급친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중3 26.1%와 고3 24.3%가 많은 갈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우수 자에 대한 교사의 편애도 중3 34.6%, 고3 32.9%가 불만을 느끼고 있어 학생들의 정서교육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학교사회의 전반적인 교육병리 현상은 그릇된 입시제도, 개인주의와 출세주의, 황금만능주의 풍조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진단하고『대책으로▲입시제도 개선▲정상적인 교과교육운영▲집단활동과 사회봉사활동을 포함하는 학교교육 평가제도 실시▲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한 교육공동체 형성▲학급 당 학생 수를 15∼30명으로 줄여 교사와 학생간의 인간관계 개선▲개인의 희망·소질·능력·적성에 알맞은 진로지도 등을 제시했다.<도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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