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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쿠바 극비 수교 다음날...김여정 "日총리 방북날 올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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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022년 8월 10일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022년 8월 10일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5일 담화를 통해 일본이 핵·미사일 문제와 납치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북일정상회담 등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기시다)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북일정상회담 추진 발언에 대해 “나는 기시다 수상의 발언과 관련하여 일본 언론들이 조일관계 문제에 대해 종전과는 다른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된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유의한다”고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일정상회담 추진 관련 질문에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지금까지 일본이 이미 다 해결된 납치 문제나 조일관계 개선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핵, 미사일 문제를 전제부로 계속 들고나온 것으로 하여 두 나라 관계가 수십년간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시대착오적인 적대의식과 실현 불가한 집념을 용기 있게 접고 서로를 인정한 기초 위에서 정중한 처신과 신의 있는 행동으로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밝혔다.

다만 김 부부장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며 “국가지도부는 조일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구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접촉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 앞으로 기시다 수상의 속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와 북한 지도자의 만남은 20년 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평양에서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이 마지막이다.

한편 이번 담화를 두고 북한의 ‘형제국’이었던 쿠바가 전날 한국과 수교를 발표한 것에 대한 외교적 돌파구를 일본에서 찾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날 관련 소식이 타전된 후 국내외에서 반응이 잇따랐으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에서는 소식을 일절 다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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