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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청문회? 여야, 김건희 공방만 벌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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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놓고 여야 공방전이 됐다. 박 후보자가 인사말에서 “법 집행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울러 공정하게 처리되는 것으로 보이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김 여사 의혹의 ‘수사 공정성’을 문제 삼으면서다.

野 “장관들, 김건희 석 자 입에도 못 올려” 질타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명품백 사건 관련해서 공정하게 (수사가) 처리되는 것처럼 보이느냐”는 질문에 박 후보자가 “국가기관 여러 군데 사안이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그게 답답한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지금 여당의 대표인 전직 법무부 장관(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그렇고 장관들이 다른 때는 정말 전광석화같이 훌륭한 말씀을 많이 하는데 왜 김건희 석 자를 입에 못 올리느냐”며 “법과 정의를 실천할 분이 공정하게 처리되는 것처럼 보이겠다 하더니 어물어물 이야기하는 것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 주장대로 (몰카 공작은) 누가 봐도 범죄다. 증거물이 어딨는지 파악하고 확보해서 압수수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따졌다.

이에 박 후보자는 “내용을 더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몰카라는 상황만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며 “증거품이 있다는 건 객관적으로 여러 말씀도 있고 언론에도 보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검사 출신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2021년부터 시작하면 (수사를) 3년 하지 않았나. 이렇게 오랫동안 끄는 건 대단히 예외적”이라며 언론보도를 인용해 “2021년도에 수사팀이 대면조사 필요성을 변호인 측에 전달했고 일정을 협의한 끝에 조사 날짜까지 특정했는데 김건희 씨가 불출석했다”고 주장했다.

與, “무혐의 처분 안 하려 일부러 조사도 안 해” 방어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국민의힘)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국민의힘)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문 정부 시절 수사 과정을 문제 삼으며 반격에 나섰다. 검사장 출신인 유상범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50여곳에 대해 6차례 압수수색하고 150여명에 대해 조사했다”며 “2년 동안 탈탈 털어 수사했는데 기소를 못 했다. 그 당시 무혐의 종결했어야 할 사안인데 의도적으로 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난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이복현 금감원장이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조사하면 처분을 해야 하는데 무혐의 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을 면하고자 (일부러) 조사를 안했다”는 주장을 인용해 “그 당시 검찰에서 부르지 않았다. 이복현 원장의 증언은 (국회증언감정법이 적용되는) 국회에 와서 증언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구체적인 과정을 몰라서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문회를 진행하던 김도읍 법사위원장(국민의힘)은 “참 답답하다. 제일 잘 아시는 분이 이 회의실 안에 계시는데 빙빙 돌아가면서. 그렇죠. 박범계 (민주당) 의원님”이라고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박 의원은 2021년 1월~2022년 5월까지 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이날 박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수사와 관련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검찰 내 이견 있나…청문회 중 송경호 교체설 나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맨 왼쪽)이 지난해 10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11개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맨 왼쪽)이 지난해 10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11개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교체설을 물어보기도 했다. 최근 법조계에서 김건희 여사 소환 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한 송 지검장의 사표설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다. 김 의원은 “최근 김건희 여사 처분과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 여러 이견이 있고 부딪힘이 있어서 검사장 교체 계획이 있단 얘기가 저한테도 들어왔다”며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야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가 종결될 수 있다고 하는 의견이 있는데 묵살되고 있다거나 수사 책임자들 내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이 있는데 미운털이 박혔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면서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로 바빠서 (인사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김건희 여사 모친(최은순씨) 가석방 의혹에 대해선 “가석방 추진을 한 사실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아파트를 부부 공동명의로 구입하는 과정에서 배우자가 증여세 약 1억원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라며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면 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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