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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다시 1600원대…기재부, '유류세 인하' 연장에 무게

중앙일보

입력

12일 오전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는 모습. 뉴스1

12일 오전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는 모습. 뉴스1

중동발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출렁이자 국내 휘발유 가격이 반등해 L당 1600원 선을 돌파했다. 2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고심 중인 정부는 물가 안정과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이를 한 차례 더 연장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611.70원(14일 기준)으로 전일 대비 3.26원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둘째 주부터 16주 연속 하락하다가 지난달 다섯째 주(1월 28~2월 1일)부터 오름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12월 13일(1602.56원) 이후 두 달 동안 1500원대를 유지하던 가격은 지난 8일 다시 1600원을 넘어섰다. 경유 가격도 지난해 12월 26일(1500.25) 이후 6주 만에 1500원대를 돌파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기름값이 반등한 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돼 국제유가가 상승한 여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미국은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한 후티 반군에 대해 지난달 12일부터 대대적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 여파로 지난해 12월 중순 배럴당 73.24달러(12일)까지 떨어졌던 브렌트유는 14일 81.60달러로, 68.61달러까지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6.64달러까지 올랐다.

정부 내부에선 국민의 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한 차례 더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2021년 11월 첫 유류세 인하를 시작으로 7번 추가연장을 시행 중이다. 현재 휘발유에는 25%, 경유와 LPG 부탄에 대해서는 37% 인하율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 중동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2%대 물가에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고려하면 연장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세수 감소에 치명타가 올 수 있고,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연장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14개월 동안 세수 감소 폭은 약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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