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억 불법 공매도 혐의…檢, 외국계 투자은행 3곳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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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장기간 불법 공매도 의혹을 받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2부(부장 권찬혁‧박건영)는 1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BNP파리바 증권, HSBC 증권, HSBC 은행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9월~2022년 5월 카카오 등 101개 종목을 대상으로 400억원, 홍콩 HSBC는 2021년 8~12월까지 신라호텔 등 9개 종목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를 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제기한 '검사 향응·접대 의혹'과 관련해 서울 남부지검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수사팀은 금융조사부 소속 검사 4명, 형사4부 소속 검사 1명으로 총 5명이다. 수사 지휘는 김락현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이 맡는다. 형사6부는 현재 라임 사건의 본류인 금융사기와 횡령 부분 수사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2020.10.21/뉴스1

검찰은 외국계 IB 3개사의 불법 공매도 고의성 입증에 주력할 예정이다. 검찰은 BNP파리바가 내부 부서간 주식을 빌려준 뒤 이를 시스템에 제대로 입력하지 않고 잔고를 부풀린 뒤 무차입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파악 중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미리 주식을 빌려두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일단 매도한 뒤 나중에 주식을 빌려서 주겠다는 일종의 신용 거래다. 검찰은 HSBC의 경우, 차입이 확정된 주식 수량이 아니라 향후 빌릴 수 있는 수량을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BNP피라바와 HSBC 홍콩법인에 대한 무차입 불법 공매도 정황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동시에 증선위는 BNP파리바에 약 110억원, BNP파리바증권에 80억원, HSBC에 약 75억원 등 총 과징금 265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과징금 제도가 도입된 2021년 4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검찰은 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에만 사건을 배당했지만, 사건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금융조사1부도 불법 공매도 수사에 추가 투입했다. 또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등 인력을 파견받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7회 국무회의에서 ″불법 공매도는 개인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힌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제공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불법 공매도 근절을 강조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불법 공매도 문제를 더 방치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어렵게 해 개인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힐 뿐 아니라 증권시장 신뢰 저하와 투자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민생토론회에서도 “부작용 차단 조치가 구축되지 않으면 공매도 재개할 뜻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불법 공매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매도에도 순기능이 있어서 지나치게 제약하면 (공매도 제한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한 금감원은 이번달 내지 다음달 내로 불법 공매도와 관련된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