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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의 베트남' 폴란드 무역수지 5위…동유럽 수출이 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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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동유럽의 베트남’. 최근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에 붙인 별명이다. 베트남에 자리 잡은 한국 기업이 많듯 폴란드에도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 이렇게 불린다.

수치를 보면 괜한 호들갑은 아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서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 순위를 보면 폴란드는 5위(79억1913만 달러)에 올랐다. 1~4위는 미국, 베트남, 홍콩, 인도 등 폴란드보다는 익숙한 교역국이다. 폴란드는 5년 전인 2018년만 해도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11위 국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급부상했다. 폴란드로부터 수입은 별로 늘지 않았는데, 폴란드로 수출이 2018년 24위(43억3337만 달러)에서 지난해 14위(90억2310만 달러)로 2배 이상 뛰어오른 영향이다. 5년간 대(對) 폴란드 연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15.8%에 달했다.

LG엔솔, 폴란드 ICPT와 3년간 20만개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   (서울=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이 ICPT와 배터리 모듈 공급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3년간 약 20만개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 2023.12.8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LG엔솔, 폴란드 ICPT와 3년간 20만개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 (서울=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이 ICPT와 배터리 모듈 공급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3년간 약 20만개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 2023.12.8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왜 폴란드로 수출이 늘었을까. 핵심은 국내 배터리 기업의 진출에 있다.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폴란드 수출액 중 24.1%가 ‘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의 리튬염’이었다. 배터리의 핵심 요소인 양극재의 소재다. 한국에서 가공된 양극재가 폴란드로 수출된 뒤, 폴란드에서 배터리 셀로 제조돼 유럽 전역에 팔리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엔 배터리 생산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이 2018년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공장을 지어 가동 중이다. 유럽연합(EU)이 역내 생산 배터리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다. 폴란드는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배터리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폴란드로 수출 증가는 2022년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폴란드 정부와 계약한 ‘방산 수출 잭팟’의 영향도 크다. 당시 한국 방산 기업들은 폴란드에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을 공급하기로 기본 협정을 맺었다. 지난해 K-9 자주포 등이 포함된 무기류 수출은 6억4900만 달러로 전년보다 56.9% 증가했다. 한국의 대 폴란드 항공기 수출 실적도 처음으로 잡혔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해 폴란드 공군에 FA-50GF 12대를 인도한 결과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해 9월 16일(현지시간)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시(市)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FA-50 전투기 48대 수출 이행계약을 체결했다고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밝혔다. 계약식에서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오른쪽)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방위사업청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해 9월 16일(현지시간)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시(市)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FA-50 전투기 48대 수출 이행계약을 체결했다고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밝혔다. 계약식에서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오른쪽)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방위사업청

이외에도 폴란드엔 배터리 분리막 생산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재활용품 공장을 운영 중인 포스코홀딩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을 만드는 SKC 등이 터를 잡았다. 폴란드에 한국 기업 진출이 늘면서 국민은행 등이 ‘코리아 데스크’를 폴란드에 설치하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 기업들의 동유럽 교두보가 늘면서 무역수지 흑자 대상국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국 중 헝가리가 8위에 오른 데 이어, 슬로바키아 16위, 체코 17위, 슬로베니아 18위 순으로 나타났다. 헝가리에는 삼성SDI, SK온이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동유럽 수출 증가는 양극재 수출 영향이 가장 크지만 동유럽에서 전기차 등 한국차 인기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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