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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상금 10억…골프 해외파-국내파, 사막 한가운데서 격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이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사진 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이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사진 LET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골프장에는 연일 범상치 않은 모래바람이 불었다. 개막을 앞두고 내린 비로 떨어졌던 기온은 서서히 올라왔지만, 변화무쌍한 돌풍만큼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그리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한국 선수들이 우승 상금 75만달러(10억원)를 놓고 사막 한가운데서 맞닥뜨린다. 이들이 모이는 곳은 1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명문 리야드 골프클럽(파72·6817야드)에서 개막하는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이다.

총상금 500만달러(약 67억원)가 걸린 이번 대회에는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양희영과 올해 신인으로 뛰고 있는 이소미와 성유진, 임진희 그리고 JLPGA 투어를 대표하는 신지애와 KLPGA 투어 신진급인 홍정민과 김재희, 황정미, 김민선7, 김민별 등 모두 10명의 국내 선수들이 나선다.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은 LPGA 투어 공동주관 대회가 아님에도 67억원이라는 많은 총상금과 작지 않은 여자골프 세계랭킹 포인트가 걸려있다. 또, 이번 대회 기간에는 LPGA 투어와 JLPGA 투어, KLPGA 투어 정규대회가 모두 열리지 않아 대다수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잠시 뒤로하고 리야드로 날아왔다. 개막을 앞두고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우승을 생각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선수는 없을 것이다”고 했다.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은 지난 2020년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자 프로골프 대회로 문을 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종교적인 문제로 남녀 차별이 심한 나라였지만, 개혁 의지가 강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권력을 잡은 뒤 여러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역시 이러한 개혁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지난해에는 제다 인근의 로열 그린스 골프&컨트리클럽에서 펼쳐졌지만, 올해부터 장소를 옮겨 리야드 골프클럽에서 개최된다.

각국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은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지에서 최근까지 동계훈련을 소화했다. 본격적인 개막 시기인 3월까지 일정이 잡혀있지만, 세계랭킹 포인트와 상금 사냥을 위해 중동아시아로 모여들었다.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현장에서 만난 양희영. 리야드=고봉준 기자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현장에서 만난 양희영. 리야드=고봉준 기자

이번 한국 선수들 가운데 맏언니인 신지애는 “호주 멜버른에서 한 달간 전지훈련을 하다가 세계랭킹 포인트를 위해 출전을 결심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중동 자체가 처음이다. 이동거리가 있지만, 실전 감각도 익히고 신기한 경험도 쌓는 차원에서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현재 세계랭킹 16위인 신지애와 함께 7월 파리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15위 양희영은 “동계훈련을 진행 중인데 생각대로 샷이 올라오지 않았다. 차라리 실전을 통해 리듬을 되찾는 편이 낫겠다고 싶어서 출전 신청서를 냈다”면서 “어차피 2월 말 열리는 LPGA 투어 태국 대회와 싱가포르 대회를 뛴다. 미리 감각을 점검한다는 의미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소미가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연습을 마친 뒤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리야드=고봉준 기자

이소미가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연습을 마친 뒤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리야드=고봉준 기자

1988년생 신지애와 1989년생 양희영이 한 축을 담당한다면, 다른 축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어린 선수들이 맡고 있다.

최근 열린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을 통해 LPGA 투어 데뷔전을 마친 이소미와 성유진, 임진희는 일찌감치 리야드로 날아와 현지 코스를 답사했다. 이소미는 “지난해 제다 대회를 뛰었는데 이곳 역시 제다 못지않게 바람이 많이 분다. 또, 러프가 질기고, 코스가 길고 좁아서 티샷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연습 레인지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김민별. 사진 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 연습 레인지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김민별. 사진 LET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김민별도 도전장을 내민다. 최근까지 이소미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구슬땀을 흘린 김민별은 “전지훈련 성과를 중간 점검한다는 의미로 출전했다. LPGA 투어 대회는 아니더라도 이와 못지않게 정상급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큰 경험이 되리라고 본다”고 했다.

김민별과 함께 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재희는 “지난해 제다 대회에는 세계랭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나오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요건이 돼 출전하게 됐다”면서 “KLPGA 투어 개막을 앞두고 나 자신을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또, LET에서 뛰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도 옆에서 보고 배우고자 출전을 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이들 외에도 조지아 홀과 찰리 헐, 렉시 톰슨, 카를로타 시간다, 사소 유카, 아리야 주타누간 등을 포함해 모두 120명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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