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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개최설' 나오는 中 3중전회…키워드는 '신품질 생산력'?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23년 2월 26~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2중전회)에서 중앙정치국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023년 2월 26~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2중전회)에서 중앙정치국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공산당 제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 개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3중전회는 지난 1978년 덩샤오핑이 계급투쟁 노선을 폐기하고 개혁개방 노선을 확정한 11기 회의 이후 중국 개혁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회의다. 통상 당 대회 이듬해 열렸지만 지난해 관례를 깨고 열리지 않았다. 개최를 미룬 원인을 두고 경제 부진, 외교·국방장관의 낙마 등 다양한 관측이 나돌았다.

3중전회가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보다 먼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은 외신에서 먼저 제기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최근 “2월 말에 열려 이미 낙마한 중앙위원 최소 3명의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경질됐던 친강(秦剛) 외교부장과 리상푸(李尙福) 국방부장, 리위차오(李玉超) 로켓군 사령관을 당 중앙위원직에서 해임할 것이란 예상을 덧붙였다.

최근 외교 소식통도 “2018년 19기 3중전회가 2월 정치국회의 개최 이틀 뒤 열린 사례가 있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지도부 동향에 밝은 한융훙(韓咏紅) 연합조보 부총편집도 3중전회의 ‘깜짝 개최’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는 “3중전회가 늦어진 이유는 현 지도부가 경제 해법을 여전히 찾고 있으며, 신속한 시장화 개혁에 열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월 28일~3월 4일 사이 열릴 듯

외신들과 베이징 외교가는 3중전회의 개최 시점을 이달 말로 예상한다. 오는 26~27일 이틀간 일정으로 전인대 8차 상무위원회가 열린다.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다음달 4일과 5일 각각 개최된다.

이들 일정을 고려하면 춘절 연휴(10~17일)가 끝난 뒤부터 전인대 상무위 개최 전후로 3중전회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정치국회의를 열고 3중전회의 회기와 의제를 확정하는 관례를 고려하면 이번 3중전회는 오는 28일과 다음달 3일 사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3중전회가 양회 전에 열릴 것이란 예상은 중국 지도부가 인사 현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란 관측에 바탕하고 있다. 지난해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친강·리상푸·리위차오와 쉬중보(徐忠波) 로켓군 정치위원의 낙마를 공식 발표하고 사법 처리와 후속 인사를 진행하려면 늦어도 이달 말 3중전회가 열려야 한다.

외신 등에선 전인대 상무위에서 20기 중앙위원인 류젠차오(劉建超·60) 대외연락부장이 왕이(王毅)를 이어 외교부장에 임명될 것으로 본다. 이후 중앙위원 해임 권한과 중앙군사위원 임면 권한을 가진 3중전회에서 둥쥔(董軍·63) 국방부장을 당 중앙군사위 위원에 임명하고, 리상푸를 중앙군사위 위원에서 해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어 3월 전인대에서 류젠차오와 둥쥔을 국무위원에 임명하고, 둥쥔은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 위원에 임명하는 수순을 밟으면 시진핑(習近平) 3기 당·군·정 지도부가 최종 완성된다. 만일 3중전회가 하반기로 재차 연기된다면 불안 요소를 안은 채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리상푸(오른쪽)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해 3월 12일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에 임명된 직후 헌법선서를 하고 있다. 리 부장은 24일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취임 227일 만에 면직됐다. 시진핑 3기 국무위원의 낙마는 친강(왼쪽) 외교부장 이후 두번째다. AFP=연합뉴스

리상푸(오른쪽)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해 3월 12일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에 임명된 직후 헌법선서를 하고 있다. 리 부장은 24일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취임 227일 만에 면직됐다. 시진핑 3기 국무위원의 낙마는 친강(왼쪽) 외교부장 이후 두번째다. AFP=연합뉴스

‘신품질 생산력’ 앞세워 경제난관 돌파

한편 이번 3중전회의 핵심 키워드로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신에너지·신소재 등 신흥산업과 미래산업에서 혁신을 앞세운 생산력을 의미하는 신품질 생산력은 시 주석이 지난해 9월 초 헤이룽장 시찰에서 처음 언급한 말이다. 이어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와 지난달 정치국 집단학습에서 다루면서 중국 경제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최근 한달동안 중국 20기 당 중앙위원 3명이 연달아 낙마했다. 왼쪽부터 리위차오 중국 로켓군 사령관, 쉬중보 장군, 친강 외교부장. 사진 바이두백과 캡처

최근 한달동안 중국 20기 당 중앙위원 3명이 연달아 낙마했다. 왼쪽부터 리위차오 중국 로켓군 사령관, 쉬중보 장군, 친강 외교부장. 사진 바이두백과 캡처

習 “대만의 애국 통일 역량 강화해야”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중국의 대만 정책도 3중전회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대선 직후인 지난달 15일 중공 이론지 ‘구시(求是)’는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의 총체 방략을 관철하고, 대만 애국 통일 역량을 발전 강화하라”는 시 주석의 통일전선 지침을 게재했다. 라이칭더 집권 4년간 민진당을 제외한 대만 내 모든 정치 세력의 결집을 천명한 시 주석의 지시를 3중전회와 양회에서 어떻게 발전시킬지 주목된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은 “지난 1월 초 열린 중앙기율위 3중전회에서 각종 인사 현안이 마무리됐으며, 이를 당 3중전회에서 총화한 뒤 3월 전인대에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젠중(吳建忠) 대만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개혁을 통솔할 새로운 강령성 문건이 3중전회의 핵심 의제”라며 “중국식 현대화, 공동부유, 분배제도 완비 등도 3중전회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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