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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살인이 있을까…죄와 벌, 그 묵직한 질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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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8부작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대학생 이탕(최우식·아래 사진)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의 이야기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장르물에 강한 이창희 감독이 연출했다. [사진 넷플릭스]

8부작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대학생 이탕(최우식·아래 사진)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의 이야기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장르물에 강한 이창희 감독이 연출했다. [사진 넷플릭스]

보험금을 노린 가족 살해범, 연쇄 살인자, 후배를 성폭행해 죽음으로 몰고 간 선배…. 이들을 한 개인이 처단한다면 그걸 ‘정의’라 부를 수 있을까. 지난 9일 공개된 넷플릭스 8부작 ‘살인자ㅇ난감’은 이러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대학생 이탕(최우식)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 중에 시비가 붙고, 일방적으로 맞다가 엉겁결에 살인을 저지른다. 우연하게도 살인의 증거는 사라졌고, 죽은 남자는 지명수배 중인 연쇄살인범으로 드러난다. 살인은 이어지는데, 죽은자들은 모두 흉악범이고, 증거도 모두 사라진다. 이탕은 스스로 악인을 감별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고, 죄의식도 희미해진다.

8부작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대학생 이탕(최우식)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위 사진)의 이야기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장르물에 강한 이창희 감독이 연출했다. [사진 넷플릭스]

8부작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대학생 이탕(최우식)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위 사진)의 이야기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장르물에 강한 이창희 감독이 연출했다. [사진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은 작가 꼬마비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네 컷 만화 형식인 원작은 2011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신인상 수상작이다. 연출을 맡은 이창희(41) 감독은 14일 인터뷰에서 “원작을 처음 봤을 때, 훌륭한 만화적 표현들을 영상화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내 도전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영화 ‘사라진 밤’(2018),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2019) 등 장르물 위주로 작업해 온 이 감독은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 과거 회상이나 어린 시절 장면에 딥페이크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이탕을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과 그의 아역이 빼닮아 화제가 됐는데, 이 감독은 “보통 아역과 실제 배우 사이에 괴리감이 있는데, 이런 영화적 허용을 좋아하지 않아 CG(컴퓨터그래픽)의 힘을 빌렸다”고 말했다. 실제 아역배우의 연기에, 손석구의 어린 시절 사진과 이미지 모델링을 통해 구현한 얼굴 CG를 입혔다.

이창희 감독

이창희 감독

정치색 논란으로도 시끄러웠다. 극 중 건설사를 운영하는 형성국(승의열)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황당하고 난감한 상황”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긋고 싶다. 정치적 견해를 반영했다면 그런 치졸한 방식으로 녹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에 없던 형 회장의 수감 번호 4421번, 초밥 먹는 장면, 손녀 이름 등을 이 대표와 연관 짓는데 대해 이 감독은 “제가 (수감) 번호를 지정하지 않았다. 의상팀에서 아무 번호나 붙였다더라. 손녀 이름(형지수)은 제작진 중 김지수 프로듀서 이름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배우를 캐스팅할 때 (누군가 닮은 외모가 아니라) 연기력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못 박았다.

4부 끝에 괴력의 살인마 송촌(이희준)이 등장하면서, 드라마는 이탕·장난감·송촌의 삼각 구도로 전개된다. 송촌은 이탕과 달리 능동적으로 단죄자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탕으로부터 살인의 정당성을 확인받고 싶어한다. 반면, 장난감은 이탕에게 살인이 범죄임을 강조한다. 살인 이후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연기한 최우식(34)은 이날 인터뷰에서 “촬영 내내 ‘정당한 살인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며 “없다는 것이 제 결론인데, 그러면서도 이에 타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연기) 욕심을 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 부문(비영어) 2위에 올랐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한국·인도·태국·베트남 등 11개국에서 시청시간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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