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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 수면 위로…한국, 서둘러 미국과 NCG 서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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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왼쪽)과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수석부차관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왼쪽)과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수석부차관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한·미 핵협의그룹(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겨냥해 국방비를 올리지 않으면 러시아가 공격하도록 격려하겠다는 취지의 폭탄발언을 내놓으며 한국에서도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임 시절 트럼프는 한반도 방위를 위한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후속 단계를 문서화하는 등 ‘NCG 못 박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는 14일 “지난 12일 미 국방부 청사에서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과 비핀 나랑 미 국방부 우주정책수석부차관보가 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문서에는 지난해 4월 한·미 정상 간 워싱턴 선언의 결과물로 출범한 NCG가 향후 다룰 목표 등이 기술됐다고 국방부는 부연했다.

국방부는 특히 “NCG는 한·미 공동의 핵 및 전략 기획을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능력을 보장하는 지속적인 한·미 양자 간 협의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가 ‘공동의 핵 및 전략 기획’을 부각한 건 NCG를 통해 미국의 핵 운용 과정에 한국의 발언권을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다.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는 수동적 의미의 확장 억제에서 더 나아가 한국이 미국의 전략자산 운용 결정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앞서 한·미는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실과 백악관에서 번갈아 NCG 회의를 열었다. 이번 프레임워크 도출은 향후 절차를 양국 국방부가 주도한다는 뜻이다. 개괄적인 총론에 합의한 대통령실·백악관의 ‘하우스 투 하우스’ 논의를 넘어 NCG의 실질 운용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한·미는 지난해 12월 2차 NCG 회의에서 차기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올해 8월)부터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3차 회의는 오는 6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회의에선 한국이 핵 작전 시나리오를 비롯해 유사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운용 계획안을 상세히 요구하고, 미국은 어느 선까지 한국과 공유할지 밀고 당기기를 통해 정해가는 수순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중반까지 핵 전략 기획 및 운용 지침을 확정하기로 양측은 이미 합의했다.

정부가 이처럼 시기까지 박아 ‘NCG 굳히기’에 속도를 내는 건 트럼프발 미 대선 변수와 무관치 않다. 물론 한국은 트럼프가 ‘GDP의 최소 2%’로 국방비 지출을 압박하는 나토 회원국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미 국방예산을 GDP의 2.7%(2022년 기준)가량 지출하고 있어서다.

대신 트럼프는 지난 재임 기간 중 한국에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으로 딴지를 걸어 왔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를 방위비에 얹으려고 시도도 했다. 전략자산 전개나 사드 운용 비용은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상의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특히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인 한·미 NCG를 뒤집거나 ‘문패 바꾸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설사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양국 간 핵심적인 합의사항은 되돌릴 수 없도록 최대한 공동의 핵 전략 운용 방안을 제도화해 둬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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