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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에 고된 일…현직 해녀 1년새 387명 줄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년 만에 4000명대에서 2000명대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길을 걸어 물질에 나서는 현직해녀들. 최충일 기자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길을 걸어 물질에 나서는 현직해녀들. 최충일 기자

제주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현직해녀)가 급감하고 있다. 고령화에다 해녀 진입 장벽이 높고, 위험에 노출된 작업환경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직해녀가 2839명으로 전년(3226명)보다 387명(12%) 감소했다. 반대로 사실상 물질을 하지 않는 전직해녀는 5280명으로 전년(5019명)보다 261명(5.2%) 늘었다. 제주 현직해녀는 2016년 4005명에서 2017년 3985명으로 3000명대로 줄었고, 이후 6년 만에 2000명대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말 제주도내에 등록된 전·현직 전체 해녀는 8119명으로, 2022년 8245명보다 126명(1.5%) 줄었다.

60세 이상 90%, 70세 이상도 60% 

제주시 이호동 앞바다에서 물질 중인 현직해녀들. 최충일 기자

제주시 이호동 앞바다에서 물질 중인 현직해녀들. 최충일 기자

해녀 고령화 현상은 뚜렷하다. 현직 해녀 2839명 중 60세 이상은 2565명으로 90.3%에 달한다. 70세 이상 해녀는 1711명(60.3%)이다. 40대 이하는 99명뿐이다. 연령별로 30세 미만은 6명, 30대는 27명, 40대는 66명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가입한 신규 해녀(현직)는 23명뿐이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나이가 들며 자연스레 해녀직을 내려놓는 이가 새로 등록하는 이보다 많다"라며 "해녀 은퇴수당을 늘린 것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고령 해녀 은퇴수당 지급 대상을 기존 80세 이상에서 75세 이상으로 조정하고, 수당도 3년 동안 월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렸다.

신규 해녀는 23명뿐

제주시 도두동의 해녀가 잡아낸 뿔소라. 최충일 기자

제주시 도두동의 해녀가 잡아낸 뿔소라. 최충일 기자

해녀 가입 장벽도 여전히 높다. 제주에서 해녀가 되려면 일단 해당 어촌계 지역에 일정 기간 거주해야 한다. 거주 기간은 어촌계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2년 정도라고 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어촌계 지역에 거주하면서 주민과 화합을 잘하는 것도 해녀 진입에 성공하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소득이 적은 점도 해녀 이탈을 가속한다고 한다. 제주도가 분석한 해녀 1인당 연간 소득은 약 683만원이다.

물질 작업 자체가 어렵고 위험하다는 점도 악재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제주지역 해녀 안전사고는 104건으로, 연평균 20건이 넘었다. 물질 중 심정지가 전체의 35.6%(37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어지럼증 21.1%(22건), 낙상 18.3%(19건)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 해녀 사고 비율이 79건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동부 지역에 해녀학교 신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길을 걸어 물질에 나서는 현직해녀들. 최충일 기자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길을 걸어 물질에 나서는 현직해녀들. 최충일 기자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내 각 어촌계 내부에서도 해녀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제주 동부 지역에 해녀학교를 신설할 계획이고, 해녀 초기 정착금 지원 규모를 늘리는 등 해녀 양성에 힘을 더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해녀는 2015년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을 시작으로,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2017년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2023년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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