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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금쪽이’?…교사용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 살펴보니

중앙일보

입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1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실 속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 방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1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실 속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 방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내 모든 학교 교사들에게 제공하는 ‘교실 속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북’을 공개했다. 교실에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어떻게 발견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지침서다. 시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교실 안 ‘금쪽이’ 찾는 25가지 행동 특성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4일 ‘교실 속 정서행동위기학생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가이드북은 지난해 4월부터 시교육청이 교육시민단체인 좋은교사운동과 함께 개발했다. 특수교육 분야에 먼저 도입됐던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PBS) 기법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PBS는 ▶문제발견 및 확인 ▶행동 기능 평가 ▶행동중재계획 수립 ▶행동중재계획 실행·평가·수정 등 4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각 교사는 문제가 발견된 개별지원 학생을 선정한다. 개별지원 학생이란 교실 내 문제 행동으로 종종 수업방해가 발생하거나 교사 또는 또래와의 상호관계가 힘들어 정서, 행동 상의 교육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를 말한다.

교실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 서울시교육청 제공

교실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 서울시교육청 제공

문제행동의 원인은 직전의 행동 패턴에 따라 관심·회피·자극·요구 등 4가지로 제시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한 설문 문항도 가이드북에 제공됐다. ‘관심을 끌기 위해 행동을 보인다’ ‘좋아하는 장난감, 음식 등 어떤 물건을 가지기 위해서 행동을 보인다’, ‘방안에 아무도 없이 혼자서도 행동을 보인다’ 등 25가지 행동 특성에 대해 0~3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식이다.

매 사건은 행동 전 일어난 일, 행동, 행동 직후 일어난 반응으로 나눠서 기록한다. 문제행동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묘사해 기록한다. 예컨대 ‘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처럼 주관적, 추상적 표현을 넣는 대신 ‘별이가 다른 학생의 머리를 손으로 때린다’고 객관적 사실만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후 중재 전략도 문제행동 원인에 따라 제시한다. 학생이 회피 성향 때문에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된다면 과제를 보다 쉽게 내준다.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라면 좌석 배치를 바꾸거나 교사가 주기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식이다.

감정 조절 방법 가르치고, 보상도 제시해야  

교실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 서울시교육청

교실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 서울시교육청

가이드북은 문제행동을 대체할만한 행동도 함께 안내하도록 했다. 분노조절이 안 되는 학생에게는 걷기, 쉬는 시간 요청, 10까지 세기 등의 감정 조절 방법을 가르친다. 학생이 교사의 관심을 요구할 때는 손을 들게 하고 교사는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교사가 관심을 기울이기까지 지연되는 시간을 점점 늘려본다.

학생이 지도를 잘 따르면 원하는 칭찬, 선호하는 보상 활동을 제공한다. 이를 위한 ‘선호자극 기록지’ 예시도 공개했다. 예를 들어 해당 학생의 후속 보상이 젤리라면 ‘하리보 곰 젤리 노란색만 먹음, 다른 젤리류는 x’ 등 구체적인 정보를 기록하는 식이다.

시교육청은 “문제행동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환경적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행동을 대신할 바람직한 대안을 가르쳐 주는 데 목적이 있다”며 “문제행동은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므로 개선되기까지는 1~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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