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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해외여행 100% 폭증…서비스 수지 적자 더 커지나

중앙일보

입력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지난 설 연휴(2월 9~12일) 해외여행족(族)이 크게 늘었다. 13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지난해 설 연휴(1월 21~24일) 기간 대비 106%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8~12일 97만6922명이 인천공항을 방문한 것으로 예상했다. 일평균 이용객은 19만5384명이다. 지난해 설 연휴 일평균 이용객(12만7537명) 대비 53.2% 늘었다. 공사 관계자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뒤 명절 최고 이용객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휴마다 외국으로 떠나는 ‘보복 여행’ 수요가 늘어난 반면, 한국으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예전만 못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출국자 수는 2271만5841명을 기록했다. 2019년 출국자 수의 79%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지난해 입국자 수는 1102만1665명으로 2019년의 63% 수준에 그쳤다.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효과가 시들해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8~2020년 국내 최다 입국자는 중국인이었다. 하지만 2021~2022년엔 미국인, 지난해엔 일본인이 1위를 차지했다. 숫자도 줄었지만, 씀씀이도 예전만 못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방한 중국 관광 트렌드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방한 목적에서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95.1%에서 2023년 68.2%로 줄었다.

‘만년 적자’ 신세인 여행 수지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수지는 125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165억7000만 달러 적자) 이후 5년 만에 적자 폭이 가장 컸다. 겨울방학이 겹치는 1월, 설 연휴가 낀 2월이 포함된 연초에 여행수지 적자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경상수지와 비교하면 여행수지 악화가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74억1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8개월 연속 흑자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며 상품 수지(80억4000만 달러 흑자)가 흑자를 낸 영향을 받았다. 반면 같은 달 상품 수지와 함께 경상수지의 양대 축인 서비스수지는 25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여행수지(13억4000만 달러 적자)가 서비스수지 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서비스 수지 적자 행진은 2000년 이래 계속된 고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요 회원국의 서비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9.7% 늘었지만, 한국은 7.6% 줄었다. 회원국 중 덴마크에 이어 두번째로 감소 폭이 크다. 4개 분기 연속 서비스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회원국은 이스라엘과 한국뿐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 수출로 번 돈을 서비스 수입으로 까먹고 있다”며 “성장세가 가파른 서비스 산업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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