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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때부터 늘렸는데…LNG 발전기 2036년엔 90%가 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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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017년 7월 7일 LNG 복합화력발전소 4호기 전경. 연합뉴스

2017년 7월 7일 LNG 복합화력발전소 4호기 전경. 연합뉴스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흐름 속에서 2036년 LNG(액화천연가스) 발전기의 이용률이 10%가량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중부발전 내부 자료와 산업통상자원부의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분석한 결과 전체 발전 중 LNG발전기의 발전량 비중은 2022년 30.2%에서 2036년 9.3%로 떨어진다. 반면 같은 기간 원자력발전은 34.6%로,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은 30.6%까지 올라간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LNG발전기의 설비이용률이 2022년 45.3%에서 2036년 11.3%로 하락할 전망이라는 점이다. LNG발전기 10기 가운데 9기꼴로 가동하지 않고 놀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신재생에너지발전 확대와 더불어 LNG발전 설비용량이 같은 기간 50% 넘게 증가하는 게 꼽힌다.

한 정부 관계자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LNG발전 설비용량을 2022년부터 2036년까 50% 넘게 늘리게 된 이유로 “계획이 짜여졌을 당시인 2022년엔 탈원전 정책이 추진 중이었는데, 대규모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발전을 신재생에너지로만 대체할 수 없으니 일부 LNG발전으로 대체할 의도로 LNG발전 설비 증설 계획을 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LNG이용률 11%로 낮아지면 LNG발전원가 80% 높아져”

과도한 증설 계획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설비 과잉으로 LNG발전기의 이용률이 낮아질수록 발전원가가 높아진다고 한 의원실은 비판했다. 발전기를 가동하지 않아도 관리를 위한 고정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중부발전이 연료비를 지난해 4월 기준 최근 3년간 평균치로 고정하고 계산해 보니, 2022년부터 2036년까지 LNG발전의 발전원가는 약 169원/㎾h에서 303원/㎾h으로 80%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전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한 의원실의 시각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LNG발전기의 설비이용률이 낮아지는 문제는 10년 전부터 이어져왔다”며 “이용률이 10%대까지 낮아지면 상당수 민간 사업자가 고사할 수 있어 LNG발전기 설비 증설 속도를 늦추는 등 설비이용률을 높일 방안이 조만간 발표될 11차 전력수급계획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상당수 민간 사업자는 정부를 믿고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이런 식이라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추후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협력할 민간 기업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의 경우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계획은 이르면 이달 안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계획에는 LNG발전기의 설비이용률을 높일 방안과 신규 원전 건설계획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AI 등 보급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전망인 가운데 안정적인 전원을 확보할 목적이다.

신규 원전 건설계획이 들어가면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계획 규모로 최대 10기를 기대하지만, 산업부 관계자는 “10기라는 숫자는 터무니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13일) 산업부는 “11차 전기본의 주요 내용은 전문가 위원회에서 검토 중으로 수립 마무리 단계”라며 “전문가 위원회 검토가 끝나면 곧바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년마다 향후 15년에 걸쳐 적용될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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