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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 찾아왔지만 울상 짓는 초콜릿 업계…아프리카 엘니뇨 때문?

중앙일보

입력

허쉬 초콜릿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상점에 진열돼 있다. AP=연합뉴스

허쉬 초콜릿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상점에 진열돼 있다. AP=연합뉴스

14일 밸런타인데이가 찾아왔지만 글로벌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 폭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 8일 초콜릿 기업 허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감소로 인력을 5%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적 감소 원인으로는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지목했다.

코코아 가격이 상승한 건 원산지인 서아프리카가 맞닥뜨린 기후변화 때문이다. 카카오 가공물인 코코아는 현재 60% 이상이 서아프리카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이 지역이 지난해 강력한 엘니뇨로 인해 작황에 타격을 받으면서 코코아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이같은 공급 부족 속에 뉴욕선물거래소에서 카카오 선물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두 배로 치솟았다. 지난 9일에는 사상 최고 가격인 톤(t)당 58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40% 넘게 상승한 가격이다.

지난해 4월 29일 코트디부아르 신프라에서 농부가 말리고 있는 카카오 열매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4월 29일 코트디부아르 신프라에서 농부가 말리고 있는 카카오 열매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료 가격 폭등은 소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코뱅크의 수석 식음료 경제학자인 빌리 로버츠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지난 2년간 소매 초콜릿 가격이 17% 상승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에서 허쉬 제품 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 6.5% 상승했으며, 초콜릿 및 기타 캔디 제품의 가격은 9% 상승했다. 허쉬 CEO 미셸 벅은 지난 8일 “코코아로 인해 올해 수익 성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올해 전 세계 코코아 재고량이 14만 6000t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CNN은 아프리카의 기후 변화가 코코아의 생산과 운반 등을 포함한 가치사슬에서 약 5억 2900만 달러(약 7071억원)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가 성장 초반에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검은무늬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같은 기후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등 주요 코코아 생산국의 생산량을 최대 30%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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