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설날 산둥서 사제 총기 살인, 10여명 사상"…中당국은 보도 통제

중앙일보

입력

산둥 르자오시 쥐현 자이커촌 마을 입구 모습. 중국 인터넷에 지난 10일 설 당일 이곳에서 대형 총기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 성도일보 캡처

산둥 르자오시 쥐현 자이커촌 마을 입구 모습. 중국 인터넷에 지난 10일 설 당일 이곳에서 대형 총기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 성도일보 캡처

음력설인 지난 10일 중국의 한 농촌에서 사제 총기를 사용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홍콩 성도일보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등이 보도했다. 1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현지 경찰은 아직 내용을 일절 밝히지 않고 있고, 관련 뉴스는 당국의 보도 통제로 삭제됐다.

1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총격 사건이 당국 검열 때문에 차단된 상태라면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11일과 12일 홍콩 봉황망은 한 중년 남성이 중국 산둥(山東)성 르자오(日照)시 쥐(莒)현의 한 공무원 주택단지에 침입해 사제 총기와 흉기로 주민과 응급의료요원ㆍ경찰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봉황망은 사상자가 10여명에 이르고, 범인이 당국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봉황망의 게재한 기사 두 건 모두 곧 삭제됐다. 중국 포털 왕이(網易)에도 관련 기사가 한때 검색됐지만 역시 사라졌다. RFA는 12일 현 인민의원, 시 응급구조센터 등에 전화로 문의했지만, 관련 소식을 듣지 못했거나 "대답하기 어렵다"는 답만 들었다고 밝혔다.

무장군인들이 도로를 지나는 차량을 검색하는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 SNS에는 지난 10일 산둥성 쥐현에서 발생한 총기 살인사건 관련 영상으로 올라왔지만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X 캡처

무장군인들이 도로를 지나는 차량을 검색하는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 SNS에는 지난 10일 산둥성 쥐현에서 발생한 총기 살인사건 관련 영상으로 올라왔지만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X 캡처

X(옛 트위터)에 아이디 ‘리선생(李老師不是你老師)’은 12일 “살인범은 30대 남성으로 어려서 삼촌에게 양자로 입양됐으며, 희생자는 두 가족으로 그 중엔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이어 “희생자 중 한 명은 범인의 학교 선생님이며, 범인은 도구를 사용해 개조해 만든 사제 총을 사용했다”며 "의료진 한 명도 범인의 총격에 숨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성도일보도 중국 SNS를 인용해 사건 발생 후 대량의 군인과 경찰이 마을에 진주해 범인을 수색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에는 수십 명의 무장 군인들이 야간에 집결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유포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중국 산둥성 르자오시 정법위원회 명의의 ‘잠복한 사회 갈등 리스크 일일 보고 제도 건립에 관한 긴급 통지’라는 제목의 문건. 다만 관계 기관의 도장과 문서 번호가 없어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RFA 캡처

중국 산둥성 르자오시 정법위원회 명의의 ‘잠복한 사회 갈등 리스크 일일 보고 제도 건립에 관한 긴급 통지’라는 제목의 문건. 다만 관계 기관의 도장과 문서 번호가 없어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RFA 캡처

한편 총기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1일 현지 SNS에는 르자오시 사법을 총괄하는 르자오시 정법위원회 명의의 ‘잠복한 사회 갈등 리스크 일일 보고 제도 건립에 관한 긴급 통지’라는 제목의 문건이 유포됐다.

문건은 동향을 매일 보고해야 하는 대상이 열거했다. 대상엔 부동산·의료사고·노사·혼인과 관련해 이웃과 분쟁이 있는 인물, 민원인, 투자실패·실직·정서불안·정신이상이 있는 인원, 보호자가 없는 청소년, 사회 불만자, 폭력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 등이 포함됐다. 다만 RFA는 해당 문건에 기관의 인장과 문건 번호가 없어 진위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