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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화두는 적응… 바뀐 룰에 맞춰라

중앙일보

입력

전지훈련지에서 트래킹 데이터를 통해 피칭 디자인을 논의하는 SSG 선수단. 사진 SSG 랜더스

전지훈련지에서 트래킹 데이터를 통해 피칭 디자인을 논의하는 SSG 선수단. 사진 SSG 랜더스

2024 프로야구 전지훈련의 화두는 '적응'이다. 새롭게 바뀌는 규정에 적응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BO리그는 올 시즌부터 이른바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자동볼판정시스템)을 도입한다. 지난달엔 주요 규정 및 규칙 변경 사항을 담은 안내 자료를 배포했다.

스트라이크 존 상하는 홈플레이트 중간과 끝, 두 곳에서 측정한다. 상단 기준은 타자 신장의 56.35%, 하단 기준은 타자 신장의 27.64%로 적용된다. 좌우 기준은 홈플레이트 중간 면에서 한 번 판정하고, 홈플레이트(43.18cm)에서 좌우 2cm 확대 적용되며 스치기만 해도 스트라이크다.

ABS의 기준 자체는 야구 규칙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스트라이크로 잘 선언되지 않았던 구석과 낮은 공이 예전보다 스트라이크로 선언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또 궤적에 따라 예전엔 볼이 되었던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거나, 반대로 판정될 수 있다. 낙폭 큰 커브가 위력을 발휘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새롭게 도입되는 ABS에 따라 적용되는 스트라이크 존. 사진 KBO

새롭게 도입되는 ABS에 따라 적용되는 스트라이크 존. 사진 KBO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쓰기 시작한 피치클락도 도입된다. 주자가 없을 땐 18초, 있을 땐 23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다만, 한꺼번에 많은 변화가 생기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현장 반응에 따라 전반기엔 시범 운영을 진행한다. 하지만 2군 시행 이후 문제가 없다면 후반기부터 적용한다.

베이스는 커졌다. 종전 가로세로 15인치(38.1㎝)에서 18인치(45.72㎝)로 확대됐다. 그러면서 1루와 2루, 2루와 3루 사이의 거리가 약 4.5인치(11.43㎝) 짧아진다. 주자 입장에선 기동력을 활용할 여지가 커졌고, 투수 입장에선 견제가 더 중요해졌다. 수비 시프트도 제한된다.

투수들에겐 굉장히 예민한 사안이다. SSG 랜더스 김광현은 "투수가 불리하다. 견제도 제한이 생겨 투수들이 힘들어질 것 같다. 빨리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스트라이크 존은 기존보다 작아질 것이고, 시간에 쫓겨 던지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타자들은 일관성 있는 스트라이크 존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이미 규칙은 정해졌고, 살아남기 위해선 바꿔야 한다. 10개 구단도 제각각 노력을 하고 있다. 마무리 훈련에서부터 투수코치들은 투구 간격을 줄이는 데 애를 썼다.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구단들은 새 규격 베이스를 챙겼다.

지난 6일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단 전원이 참석한 새 규정 설명회를 연 한화. 사진 한화 이글스

지난 6일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지에서 선수단 전원이 참석한 새 규정 설명회를 연 한화. 사진 한화 이글스

SSG는 휴대용 트랙맨 장비인 포터블 트랙맨과 초당 1만 프레임 촬영이 가능한 초고속카메라를 챙겼다. 투구 후 곧바로 릴리스포인트, 공의 움직임, 회전수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불펜 투구장과 경기장에는 타이머를 놓았다.

LG 트윈스는 지난해부터 투수들의 투구 템포를 체크하면서 변화에 대비했다.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는 전지훈련 시작과 함께 메이저리그의 사례를 실제로 보여주는 등 설명회를 열었다. 송신영 SSG 수석코치는 "인터벌이 짧아짐에 따라 마운드 위에서 호흡하는 것까지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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