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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열차 안에서' 90년대 가수 깜짝 근황…벤츠 영업왕 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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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한성자동차 강남전시장 부장이 지난 6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한성자동차

김민우 한성자동차 강남전시장 부장이 지난 6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한성자동차

'사랑일 뿐야', '입영열차 안에서' 등 히트곡으로 1990년대 지상파방송 10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남겼던 가수 김민우씨가 자동차 영업부장으로 근무 중이라는 근황을 알렸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한국 판매법인 한성자동차 강남전시장에서 영업부장을 맡고 있다. 2005년부터 19년째 한 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지금까지 판 벤츠 차량이 940대에 이르는 김씨의 명함에는 영업 역량이 뛰어난 이들에게 부여되는 '세일즈 마스터' 표식이 붙었다. 작년에 68대를 파는 등 연간 65대 안팎의 꾸준한 판매량을 보였고, 2006년 3월에는 한 달간 10대를 팔며 '판매왕'에 오르기도 했다.

김씨는 "대부분은 가수 경력이 영업에 도움 될 거라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신의 신용, 개인 정보가 유명인에게 전달되는 게 부담스러운 고객들도 있기 때문"이라며 "차량 출고 뒤 아시는 고객도 있지만 제가 가수인지 모르고 계약하시는 분이 80% 정도 된다"고 말했다.

21세 때 '사랑일 뿐야'로 데뷔한 후 불과 3개월 만에 입대한 김씨는 전역 후 3년간 음악 활동을 했지만 전에 누렸던 영광을 되찾지는 못했다.

설상가상 자신의 전 재산에 빚까지 내 마련한 녹음실마저 방화로 사라졌다. 밤무대도 뛰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사태로 클럽들이 문을 닫으면서 2년간 신용불량자 신세도 겪었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 소개로 재규어, 랜드로버, 아우디 판매사에서 기량을 닦게 됐고 2005년부터는 벤츠 딜러로 자리를 굳혔다.

김씨는 "처음에는 사막을 걸어가는 마음으로 세일즈를 시작했다"며 "단순히 돈만 버는 게 아니라 내 노력으로 성과를 내며 멋지고 당당히 할 수 있는 게 세일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없이 기다리며 계속 연습하는 직업이 가수라면 세일즈는 자기가 움직여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저는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성공에는 스텝이 있다. 작은 것부터 노력하고 고객과 관계의 힘을 믿고 차근차근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가수 경력은 8년이지만, 영업 경력은 19년으로 훨씬 더 길다며 지금의 세일즈가 "천직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계약에 실패할 때도 있지만 이런 기회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한다"며 "올해는 벤츠 누적 판매 1000대 돌파가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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