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교통섬처럼 홀로 놓인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의 140년 전 모습은 어땠을까. 일제강점기 때 도로확장을 이유로 숭례문 일대가 헐리기 전, 주변에 민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종로3가에서 창덕궁으로 올라가는 길인 돈화문로에도 한옥이 즐비했고, 양반을 피해 서민들이 다니던 피맛길도 나 있었다.
서울역사박물관 조사ㆍ연구 결과
서울역사박물관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의회도서관의 사진ㆍ판화 분과를 최초로 조사해 서울의 옛 모습이 생생히 담긴 사진 163점을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2020년부터 진행된 미국 소재 서울학 자료조사의 세 번째 결과물로, 학술총서 19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 네 개의 시선』로도 발간됐다.
미국 외교관, 여행 저널리스트, 조선총독부, 미국 언론조사 등 네 개의 시선이 본 서울의 모습으로, 조선 말기부터 1960년대까지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해방 직후 미국이 일본에서 입수한 조선총독부 문건으로, 서울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던 무라카미 텐코 등이 촬영한 사진이 최초 공개된다. 아직 의회도서관에서 등록조차 안 된 미공개 사진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측은 조선총독부가 식민 지배를 위해 조사했던 다양한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사진으로 연구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미국의 외교관 조지 C. 포크가 본 서울
미국 외교관 조지 C. 포크가 부임한 시절(1884~85년)에 찍은 사진들도 공개된다. 포크는 고종의 근대화 사업 자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숭례문 사진의 경우 현존하는 숭례문 사진 중 가장 연도가 이른 사진들이다.
무라카미 텐코, 조선총독부가 본 서울
미국 의회도서관이 소장한 조선총독부 문건으로, 해방 직후 미국이 일본에서 입수한 자료들이다. 이번에 최초 공개됐다. 조선총독부는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을 비롯해 전국의 생활상태나 경제 사정 등에 대한 방대한 사진을 찍었다.
미국 일간지가 본 1900년대 초 서울
미국 뉴욕에서 발행한 일간지 ‘뉴욕 월드 저널 트리뷴’이 1920년대부터 폐간되는 67년까지 찍은사진 약 100만장을 의회도서관에 기증한 것으로, 모두 미공개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