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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작년 순익 15조 '선방'…올해 전망은 미지수

중앙일보

입력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4대 금융 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지난해 15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 하강에도 불구하고 은행 실적 호조를 중심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에도 이런 성장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 지주 당기순이익은 14조96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5조5309억원)보다는 3.6% 감소한 수치다. KB금융이 4조631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홀로 웃었다. 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가 꾸준히 확대된 영향인데, KB금융은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 금융’ 자리를 1년 만에 다시 탈환했다.

신한금융은 4조368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기록한 최대 실적(4조6656억)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2022년에 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후 3220억원)이 일시적으로 발생한 효과를 고려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하나금융(3조4516억원)도 전년보다 3.3% 감소한 순이익을 거뒀고, 우리금융(2조5176억원)은 19.9% 줄어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확대 등을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린 것이 수익에 부담을 줬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3조1464억원‧2조2512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는데, 전년 대비 7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41% 늘어난 1조7148억원을, 우리금융은 112.4% 늘어난 1조8807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한 상생 금융안에 따라 지원비용을 마련한 것도 지난해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각각 3720억·3100억·3557억·2760억원을 내놨는데, 지난해 말 결산에는 각각 2450억(65.9%), 2939억(94.8%), 2041억(57.4%), 1700억(61.6%)원이 반영됐다.

은행 실적 호조…올해 전망은 미지수  

핵심 계열사인 은행 실적은 선전했다.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에 이자 이익을 거두면서다. 4대 시중은행 순이익은 12조3217억원으로 전년(12조290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3조476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KB국민은행(3조2615억원)과 신한은행(3조677억원)은 각각 전년보다 8.9%‧0.7%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2조5159억원)이 유일하게 13% 줄었지만, 상생 금융 비용 등을 제외하면 증가세다.

다만 올해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 하향세가 본격화하면 이자이익 축소는 불가피하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1.62%로 지난해(1.66%)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 충당금 적립 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PF 부실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은행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가능성도 추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권흥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기간 급증한 대출의 부실 위험이 늘어나는 등 대손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자이익이 정체하는 가운데 대손 비용은 당기순이익 감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3대 지방금융지주사도 ‘충당금 적립’과 ‘상생지원’ 비용이 커지며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JB금융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 줄어든 5860억원, DGB금융지주는 3.4% 감소한 3878억원, BNK금융은 18.6% 줄어든 630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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