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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브리핑] 산유국에서 방산대국으로, 사우디의 야망

중앙일보

입력

세계 무기 수입 시장의 큰손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나라와 천궁-II 지대공 미사일 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산 무기의 성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그러나, 사우디는 국가 미래를 위해 세운 비전 2030에 따라 일방적인 무기 수입 관행에서 벗어나 자국 방위산업을 키우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달 초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WDS(World Defense Show) 2024는 이 같은 사우디의 열망을 보여주고 있다.

①사우디의 방위산업 야망
4일부터 8일까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WDS 2024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전시회엔 75개국 150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주최국 사우디도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다. 미국 국방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는 전시회 기간 사우디 방위산업의 두 축인 국영 방위산업체 SAMI와 정부 군사산업총국 GAMI 관계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SAMI와 GAMI는 2030년까지 국방 지출의 50%를 자국에서 도입하겠다는 사우디의 목표를 위한 핵심축이다.

SAMI는 WDS 2024 전시회를 통해 자신들의 미래 목표를 충실히 달성하고 있다. SAMI

SAMI는 WDS 2024 전시회를 통해 자신들의 미래 목표를 충실히 달성하고 있다. SAMI

왈리드 아부칼레드 SAMI 최고경영자는 인터뷰에서 회사와 사우디의 목표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SAMI가 2018년 1월 출범 후 매년 21%씩 성장하고 있으며, 150억 리얄(약 40억 달러)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30년까지 세계 25대 방위산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려는 길을 가고 있다고도 밝혔다.

외국 기업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 유럽, 그리고 한국 기업들과 함께 11개 조인트벤처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인트벤처는 수출통제체제(ITAR) 등을 준수하면서 모든 파트너사들과 협력하면서 기술과 생산 이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를 대표하는 GAMI의 아마드 알-오할리 총재는 영국ㆍ이탈리아ㆍ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6세대 전투기 프로그램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CAP)’에 참여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우디가 자본만 대는 것이 아닌 제조, 개발 그리고 기술 분야에 직접 참여하는 현지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SAMI와 GAMI 관계자 모두 인터뷰에서 외국 기업의 현지 사업이나 해외 합작 사업에 대해 사우디 현지화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이것은 사우디가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집중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②미국 155㎜ 생산량을 월 10만 발로 늘려
미국 육군 조달책임자 더그 부시 차관보는 우크라이나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155㎜ 포탄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행사에서 공개된 내용에 의하면, 지난해 10월 2만 8000발이던 생산량은 올 4월 3만 7000발, 10월 6만 발, 내년 4월엔 7만 5000발, 그리고 2025년 10월 10만 발로 늘어나는 것으로 돼 있다.

미 육군 155㎜ 포탄 생산 공장 모습. 미 육군

미 육군 155㎜ 포탄 생산 공장 모습. 미 육군

부시 차관보는 포탄 생산량의 증가는 텍사스에 건설하고 있는 새로운 공장 덕분이며, 이 공장은 이전에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포탄을 제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육군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155㎜ 포탄 생산을 늘려 월 1만 4000발을 생산하는 것을 2023년 10월까지 2만 8000발로 늘렸다. 크리스틴 워머스 육군성 장관에 의하면, 2022년 미 육군은 2025년까지 월 4만 발 생산을 목표로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하루에 러시아군의 5분의 1 수준인 약 2000발 정도만 발사할 수 있어 전쟁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포탄 생산이 이를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자신들의 비축량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러시아도 포탄이 부족했지만, 북한과 이란에서 구매하는 등 공급원을 확대했다. 한편, 부시 차관보는 155㎜ 포탄의 대량 사용에 대해서 미국이 재래식 분쟁의 장기화를 대비하기 위해서 비축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시 차관보는 155㎜ 포탄 생산을 위한 투자는 포탄에 필요한 폭발물과 금속 제조에 대한 투자 덕분에 소형 포탄이나 박격포 등 다른 포탄을 생산하는 미국의 능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 육군의 목표가 달성되려면 미 의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육군과 바이든 행정부는 포탄 생산 증가에 필요한 예산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법안을 통해 얻으려 했지만, 미 의회의 거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미 공화당 의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국경 보안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원조 법안에 대해서 국경 보안 지원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③미 육군, 미래 헬기 전력 계획 다시 짜
8일(현지 시각), 미 육군이 OH-58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리콥터를 대체하려고 추진한 차세대 미래공격정찰기(FARA) 프로그램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수년간의 계획을 뒤엎은 이번 발표는 육군 항공 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FARA 사업의 경쟁 모델이었던 벨-텍스트론의 360 인빅터스. 벨

FARA 사업의 경쟁 모델이었던 벨-텍스트론의 360 인빅터스. 벨

육군 지휘부는 발표에 앞서 일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전에서 공중 정찰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FARA 사업 종료의 이유를 설명했다. FARA 프로그램은 2018년에 시작했고, 2020년 360 인빅터스를 제안한 벨-텍스트론과 레이더-X를 제안한 록히드마틴 자회사 시코르스키가 최종 경쟁업체로 선정됐다.

FARA 사업 경쟁 모델 시코르스키의 레이더-X. 록히드마틴

FARA 사업 경쟁 모델 시코르스키의 레이더-X. 록히드마틴

제임스 레이니 미 육군 미래사령부 사령관은 육군이 FARA 같은 항공 정찰 능력이 필요하지만, 이전의 카이오 워리어 같은 유인항공기가 아닌 무인 항공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무인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 육군 획득 책임자 더그 부시 차관보는 FARA 프로그램 취소가 비용이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새로 완성된 대안 분석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원 군사위원장 롭 비트먼 의원 등 의회 일부에서는 이런 검토를 진작에 진행했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육군은 FARA 프로그램 취소 외 비용이 상당히 늘어난 UH-60V 블랙호크 헬리콥터는 2025 회계연도에 생산을 종료하고, 제너럴 일렉트릭이 선정된 개량형 터빈엔진 프로그램(ITEP)도 생산단계로 옮기지 않고 개발단계를 유지하며, 섀도와 레이븐 무인항공기는 단계적으로 퇴역한다고 발표했다.

UH-60V는 기존 UH-60L에 디지털 콕핏을 장착하는 현대화 모델이며, ITEP는 FARA는 물론이고 UH-60과 AH-64에 탑재할 3000마력의 T901 엔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단급 섀도 무인기는 현재 미래전술무인항공기(FTUAS) 프로그램을 통해 교체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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