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신규 지식재산(IP) '쓰론앤리버티(TL)'의 게임 원화.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엔씨)의 연간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75% 줄었다. 계속된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꺼내 든 전략은 ‘외부 지식재산(IP) 인수’와 ‘글로벌 진출 확대’다.
무슨일이야
엔씨는 지난해 매출 1조77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조5718억원)대비 31% 줄었다고 8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전년 동기(5590억원)보다 75% 줄었으며, 당기순이익(2139억원)은 1년 전(4360억원)보다 51% 감소했다.
왜 중요해
엔씨의 실적부진은 그간 성장을 견인해온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M·2M·W)의 매출이 줄어드는데 뒤를 이을 신작이 나오지 않아서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모바일게임(1조2004억원)의 비중은 67%로 주력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이지만, 1년 전(1조9343억원)보다 38%가 줄었다. PC게임 매출은 지난해(3904억원)보다 6% 줄어 3651억원을 기록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엔씨의 돌파구는
엔씨는 이날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외부 IP 인수’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매출 부진 돌파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리니지 등 소수의 똘똘한 IP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론 많은 IP를 확보해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겠다는 것. 특히 유망 IP를 보유한 외부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데 힘을 쏟기로했다. 엔씨는 또 인수한 신규 IP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도 더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신규 IP ‘쓰론앤리버티(TL)’도 북미 지역과 유럽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TL의 국내 출시 후 성과 지표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지만, 해외 실적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시장을 노리려면 비즈니스 모델(BM) 변화가 필수”라며 “이와 함께 과거 전략과는 다르게 신규 IP를 인수하고 판권을 확보하는 등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엔씨의 주가는 전날 대비 3.99% 하락한 20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년 전 진행된 2022년도 연간 실적발표(2023년 2월 9일) 당시 주가인 47만5000원의 반토막 수준이다. 컨퍼런스콜 질의응답 시간에는 부진한 실적·주가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문준기 베어링자산운용 매니저는 “김택진 대표는 128억원의 연봉과 성과급(2022년)을 가져갔는데, 대한민국 다른 상장사에서 100억 이상을 받아가는 분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5000명 넘는 직원을 가진 비대한 회사 인력을 감원하는 게 아니라, 5800억원짜리 ‘RDI 건물(신규 사옥)’을 짓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원준 CFO는 “경영진의 연봉과 성과급은 재무팀과 회사가 관여하지 않기에, 주주총회 등 다른 경로로 말씀드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방만한 경영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원 조직의 숫자가 과도하다는 점도 유념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더 알면 좋은 것
김영희 디자이너
어려움을 겪는 엔씨와 달리 넥슨, 크래프톤 등은 좋은 실적을 공개했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은 지난해 4234억엔(약 3조93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537억엔) 대비 20% 늘었다. 영업이익도 1347억엔(약 1조2516억원)으로 같은 기간 30% 증가했다. 크래프톤도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1조91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7680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2.2% 증가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1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7개 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마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기준 6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도 1년 전(1조1477억원)보다 10% 줄어든 1조2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745억원)도 전년 동기(1758억원)보다 57%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