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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뭐가 미진한지 늘 본다" 120대 국정과제 걸린 집무실 첫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직 미진한 것이 뭔지 파악을 하기 위해 늘 이 국정과제를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KBS와의 특별대담에서 용산 대통령실 2층 대통령 집무실을 들어서며 이렇게 말했다. 사회자인 박장범 앵커가 함께 들어선 집무실 문 앞엔 취임 당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120대 국정과제’가 내걸려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를 마친 뒤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집무실에 설치된 120대 국정과제 현황판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를 마친 뒤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집무실에 설치된 120대 국정과제 현황판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이날 특별 대담에서 자신의 집무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테마로 제작된 이번 대담에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구석구석을 직접 소개했다.

윤 대통령 책상 한가운데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란 문구가 적힌 팻말이 놓였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해리 트루먼 전 미 대통령 집무실에 놓였던 팻말 문구와 같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때부터 이 문구를 좋아한다고 수차례 얘기해왔다.

윤 대통령의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50년 이상 사용한 책장도 집무실 한쪽 구석에 있었다. 책장엔 『한국경제의 불평등 분석』 등 윤 명예교수가 집필한 저서가 꽂혀 있었다. 윤 대통령은 “아버지가 효율적이고 공정한 시장 시스템을 통해야 결국 정의가 실현된다는 말씀을 학창시절에도 많이 해주셨다”며 “아버지의 그런 생각을 계속 새기고 일을 하기 위해 갖다놨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열린 KBS 신년대담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에 앞서 박장범 앵커에게 복도에 걸린 반려견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열린 KBS 신년대담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에 앞서 박장범 앵커에게 복도에 걸린 반려견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대통령실 1층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주고받던 복도에서 윤 대통령은 “언론과 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종종 만들겠다”고 밝혔다. ‘용산 시대’의 상징과도 같던 도어스테핑은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공개 설전이 벌어진 직후인 2022년 11월, 총 61회를 끝으로 중단됐다. 이후 단 한 차례의 기자회견도 열리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번 특별대담을 시작으로 출입기자 기자회견과 김치찌개 간담회 등 언론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 초상화가 걸린 공간도 공개됐다. ‘5년 임기가 끝난 뒤 국민에게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어린이를 많이 아낀 대통령, 따뜻한 대통령,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 이런 인상을 가지셨으면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할 수 있을지…”라고 답했다.

집무실 옆 2층 복도엔 윤 대통령이 해외 정상 및 고위관계자들로부터 받은 선물도 전시돼 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국빈방문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한 야구배트와 글로브, 야구공이 담긴 액자를 가장 먼저 소개했다.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11월 방한했을 당시 증정한 레코드판도 눈에 띄었다. 왼쪽엔 미국 가수 돈 맥클린의 ‘어메리칸 파이’, 오른쪽엔 록 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노래가 담긴 레코드판이 걸려 있었다. 각각 두 나라의 수도인 워싱턴 D.C.와 서울의 모습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조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녹화된 KBS 신년 대담에서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녹화된 KBS 신년 대담에서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4일 녹화한 이번 대담은 사흘 뒤인 이날 밤 10시에 방송됐다. 사전에 조율된 질문 없이 즉석에서 앵커가 묻고, 대통령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 앞엔 준비된 질문지나 답변지 등 일체의 문서가 놓이지 않았고, 현장엔 프롬프터(Prompterㆍ원고가 적힌 모니터)도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녹화는 대담과 대통령실 소개 등을 합쳐 모두 120분가량 진행됐고, 실제 방송은 촬영 분량보다 20분 모자란 10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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