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명품백 논란에 "부부싸움 안 했다…단호히 못 끊은게 아쉬워"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저라면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좀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저라면 더 단호하게 대했을 것…아쉬움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10시부터 KBS를 통해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자꾸 (최재영 목사가) 오겠다고 해서 그걸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에 보도된 영상이 촬영된 배경에 대해 “저희가 서초동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6개월가량 살다가 용산 관저에 들어갔는데 제 아내의 사무실이 지하에 있었다”며 “그런데 그런 걸(카메라) 검색하는 검색기를 거기다가 설치를 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와의 동향이라는 등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기에 거기다가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저에게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더라면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있기 때문에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지금은 관저에 가서 그런 것이 잘 관리될 뿐만 아니라 선을 분명하게, 국민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번 명품백 수수 의혹이 “정치 공작”이라는 데는 여당과 의견을 같이했다. 윤 대통령은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다. 그리고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렇게 이걸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러나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공작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절하게까지야 대해서는 안 되겠지만, 조금 더 분명하게,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을 해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2부속실, 이런 일 예방하는 데 도움 안 돼”

이같은 논란을 막기 위해 제2부속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2부속실 같은 경우는 비서실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제도든지 어떤 비위나 문제가 있을 때 사후에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걸 적절하게 막지 못한다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라며 “저나 제 아내가 앞으로 국민들께서 걱정 안 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고 단호하게 해야 한다는 그런 점”이라고 했다.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감찰관은 국회에서 선정해서 보내는 것이고 대통령실이 받는 것이다. 제가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이슈를 가지고 부부싸움 하셨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웃으며 “전혀 안 했다”고 답했다.

이날 방영된 대담 녹화는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