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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트럼프 이기려고 경선 완주하는 게 아니라고? [美 공화당 경선 5문5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흑인 역사의 달’을 맞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흑인 역사의 달’을 맞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로 1위에 올랐다. 당내 유력 경쟁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지난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 이은 2연속 ‘싹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표율 79%인 7일 오전 2시 기준 8만9272표로 89.4%의 득표율을 올렸다. ‘지지 후보 없음’이 5714표(5.7%), 작가 매리언 윌리엄슨이 2820표(2.7%)로 그 뒤를 이었다.

이날 네바다주 공화당 프라이머리도 열렸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의 맞대결은 불발됐다. 개표율 69%를 기록한 같은 시간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선 ‘지지 후보 없음’이 3만5438표(61.8%)로 가장 많았고 헤일리 전 주지사는 1만8167표로 31.7%의 득표율을 올렸다.

8일 예정된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만 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공화당은 8일 코커스 결과로 네바다주에 배정된 대의원 26명을 할당키로 한 만큼 트럼프의 ‘독식’이 예약된 셈이다. 공화당 경선이 6일과 8일로 나뉘어 치러지는 이유, 경선 사퇴를 요구받는 헤일리 전 주지사가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유 등을 5문5답으로 살펴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원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원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①공화당 네바다 경선, 왜 6일ㆍ8일로 쪼갰나

네바다주는 2020년 대선까지 민주ㆍ공화 양당 모두 당원만 참여하는 코커스 방식의 경선을 치렀다. 그러다 2021년 민주당이 다수인 주의회가 등록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 방식의 경선을 치르도록 법제화했다. 네바다주 공화당은 이에 반발해 자체 코커스 방식의 경선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6일 프라이머리는 네바다주 주관으로 진행됐지만, 공화당은 8일 자당이 주관하는 코커스 방식의 경선을 한 차례 더 치른다.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②공화당 대의원 26명은 어떻게 할당되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빠져 김이 샌 6일 네바다 프라이머리는 ‘무관심 경선’이 되고 말았다. 헤일리 전 주지사가 손쉽게 1위에 올랐지만 ‘지지 후보 없음’이 헤일리 득표율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프라이머리 참여 후보는 코커스에는 후보 등록을 못 하도록 한 공화당 규정에 따라 헤일리는 8일 코커스에 불참한다. 8일 코커스는 트럼프에 대한 공화당원의 압도적 지지가 재확인될 공산이 크다. 공화당 전국위는 8일 코커스 결과만 공식 인정하기로 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변이 없는 한 8일 코커스에서 네바다주 대의원 26명을 모두 가져가게 된다.

③니키 헤일리 계속 버티는 이유는

헤일리 전 주지사는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오는 24일 치르는 프라이머리에 전력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론조사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주지사를 더블스코어로 앞서는 양상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최근 여론조사 36개를 종합해 평균치를 낸 결과 헤일리 전 주지사 지지율(30.3%)은 트럼프 전 대통령(61.2%)의 절반에 불과했다.

니키 헤일리 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지난 5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지난 5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럼에도 헤일리 전 주지사는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며 후보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가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유로는 차기 대선보다 2028년 차차기 대선을 겨냥해 ‘포스트 트럼프’의 위상을 굳히려는 계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임기 4년 도중 급속한 권력 누수기가 오면 차차기 대선 주자로 헤일리가 주목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더힐은 헤일리가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 등으로 대선 출마를 못 하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고 이날 보도했다. 월가 큰손의 후원을 받으며 선거자금 ‘실탄’이 넉넉한 것도 헤일리의 경선 레이스 유지 동력으로 꼽힌다.

④트럼프 재판 진행 상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1ㆍ6 의회 난입 관여 등 4개의 사건에서 총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됐고 성폭행 피해자가 낸 손해배상 및 명예훼손 소송, 트럼프그룹 자산가치 조작 의혹 등 여러 건의 민사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한 면책특권은 6일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 재판부에서 기각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상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 사건은 연방 항소법원 전원재판부나 연방 대법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앞서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내란 가담 혐의’를 인정해 주(州) 경선 투표용지에서 트럼프를 빼고 후보 자격을 박탈하도록 결정한 건에 대한 연방 대법원 변론 심리는 오는 8일 진행될 예정이다. 과거 성인배우 성관계 폭로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회사 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재판은 내달 25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리며, 백악관 기밀유출 사건 재판은 오는 5월 잡혀 있다.

⑤다음 대선 경선 일정은

오는 24일 공화당 대의원 50명이 걸린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가 열리고 사흘 뒤인 27일 미시간에서 민주당(대의원 117명), 공화당(16명) 프라이머리가 열린다. 공화당은 내달 2일 미시간에서 대의원 39명을 놓고 다시 코커스를 진행한다. 같은 날 공화당은 아이다호(32명), 미주리(54명) 코커스도 동시에 진행한다. 내달 3일에는 워싱턴 DC에서 공화당 프라이머리가, 3월 4일에는 노스다코타에서 공화당 코커스가 열린다. 민주ㆍ공화 양당이 각 16개 주에서 일제히 프라이머리ㆍ코커스를 치르는 ‘수퍼 화요일’은 3월 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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