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너무 눈치 없는거 아냐" 축구팬 난리난 이 장면

경기 전 환한 미소를 지으며 후세인 아모타 요르단 감독(오른쪽)과 인사하는 클린스만 감독. 뉴스1

"웃으며 축하하는 건 나한텐 당연한 일이다."

요르단에 패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밝힌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 후 요르단 대표팀 관계자들과 미소 지으며 악수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클린스만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행이 좌절된 후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대회 4강전에서 부진 끝에 0-2로 완패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버틴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목표는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64계단 아래 요르단(87위)을 상대로 유효 슈팅 '0개'에 그치는 굴욕을 당했다.

경기 후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을 격려하는 클린스만(오른쪽) 감독. 뉴스1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아쉬운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일부 선수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런데 같은 시간 클린스만 감독은 패배 후 상대 팀 관계자들에게 밝은 미소로 축하를 건넸다. 이 장면을 지켜본 팬들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 아니냐"며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는데, 상대를 축하할 기분이 드나"라며 비판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다소 밝은 표정이었다. 완패를 당한 지도자가 이처럼 여유로운 모습인 건 유럽 빅리그에서도 보기 힘들다.

클린스만 감독은 "패배에 자신도 실망스럽고 화가 많이 난다"면서도 상대를 웃으며 축하한 건 잘못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이긴 팀을 축하해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웃으면서 축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라면 우리는 서로 관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요르단의 후세인 아모타 감독은 "상대를 필요 이상으로 존중할 필요는 없다"며 "지난 5경기 통계를 보니 한국은 8골을 내줬다. 한국을 상대로 득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솔직히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클린스만호의 '수비 불안'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고 흡족해했다. 그는 "우린 능력이 있는 팀이고, 5경기에서 8골을 허용한 팀을 상대하니까 처음부터 강하게 나가기로 했다. 그 약점을 공략하기로 했다"며 "한국은 정말 좋은 선수가 많아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투지 있게 수비하고, 특정 지역에서 압박하기로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알라얀=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