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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삼달리·소년시대…감동의 OST, 그 뒤엔 ‘개미’가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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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강동윤 음악감독.

강동윤 음악감독.

“얼렁뚱땅 살던 세상 이제부턴 다 필요없다/ 눈치보며 살기 싫다 엎어치기 한판승” (노라조 ‘이판사판’)

지난해 연말 인기를 모았던 쿠팡플레이 드라마 ‘소년시대’를 봤다면 이 노래를 모를 수 없다. 드라마의 메인 OST이자, ‘온양 찌질이’ 장병태(임시완)가 싸움으로 충청도를 제패한 ‘아산 백호’ 정경태(이시우) 흉내를 내다가 들킨 후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배경으로 사용됐다. 국악과 기타를 접목한 신명 나는 멜로디가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몰입도를 더했다.

1980년대 향수를 부른 ‘소년시대’. [사진 더스튜디오엠]

1980년대 향수를 부른 ‘소년시대’. [사진 더스튜디오엠]

‘소년시대’ OST를 총괄한 사람은 개미 음악감독(강동윤·52)이다. 조용필의 명곡을 바탕으로 한 ‘웰컴투 삼달리’(JTBC) OST도 그가 맡았다. “‘소년시대’와 ‘웰컴투 삼달리’로 성공적인 연말연시를 보냈다”는 개미 감독을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개미 감독에 따르면 ‘소년시대’ OST는 “가장 이상적인 작업물”이다. 연출인 이명우 감독이 ‘이판사판’ ‘테이크 미 홈’ 등의 작사에 참여해 주인공 서사를 녹여냈다.

“드라마의 모든 걸 알고 있는 감독이 OST 작사를 하는 건 굉장히 좋은 방향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감독이 글 재주가 좋아서 결과물도 마음에 들었어요. ‘테이크 미 홈’은 드라마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내용인데, 주연인 임시완이 불러 마무리가 완벽했죠.”

1980년대 후반의 드라마 배경은 개미 감독의 개인적인 향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당시 20대 초반이던 개미 감독은 올드팝을 들으며 영상 음악 분야의 일을 꿈꿨단다. 공교롭게도 ‘소년시대’와 비슷한 시기에 함께 작업한 ‘웰컴투 삼달리’도 1980년대 조용필 히트곡이 드라마 전반에 사용됐다.

“드라마 대본을 보고 시대 배경의 정서를 음악에 잘 담아내는 것이 음악감독의 역할입니다. 병태의 사랑 이야기에 필요했던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올드팝은 1980년대에 제가 실제로 좋아했던 음악 스타일입니다. 조용필 노래도 정말 많이 들었고 잘 알고 있기에 ‘웰컴투 삼달리’에선 조용필 노래를 재해석할 상징적인 가창자를 찾는 게 중요했습니다.”

조용필 노래를 소재로 한 ‘웰컴투 삼달리’. [사진 모스트콘텐츠]

조용필 노래를 소재로 한 ‘웰컴투 삼달리’. [사진 모스트콘텐츠]

‘웰컴투 삼달리’에선 세븐틴 도겸, 소녀시대 태연, 신승훈이 각각 ‘단발머리’ ‘꿈’ ‘추억속의 재회’를 불렀다. 도겸이 젊은 세대를, 신승훈이 기성세대를 위해 노래했고, 태연은 중간 역할을 맡아 세대 간 교류를 강조했다.

1995년 KBS 어린이 드라마 ‘어린 왕자’로 OST에 입문한 개미 감독은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동백꽃 필 무렵’(이상 KBS), ‘부부의 세계’(JTBC) 등 수많은 히트드라마의 OST를 빚어냈다.

개미 감독은 예명처럼 쉬지 않고 일한다. 2022년엔 드라마 11편, 2023년엔 10편의 OST를 만들었다. 올해 상반기 스케줄도 꽉 차 있다. 이처럼 ‘열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이 재미있어서”라고 했다.

“정말 개미처럼 일하고 있습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드라마 제작 편수가 증가한 덕분이죠. 상반기엔 3~4개의 OST를 작업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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