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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 제재에도 이르면 올해 차세대 5나노칩 생산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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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에 장착된 7나노 칩. 파이낸셜 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에 장착된 7나노 칩. 파이낸셜 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중국이 첨단기술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르면 올해 안에 차세대 스마트폰 프로세서 제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이날 신문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SMIC(중신궈지)가 통신장비 및 휴대전화 제조업체 화웨이가 디자인한 칩을 대량 생산하기 위한 새로운 라인을 상하이에 건설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SMIC는 기존 미국과 네덜란드산 장비를 활용해 더욱 소형화된 5나노(㎚=10억분의 1m) 칩을 제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출제한이 이뤄지기 전에 SMIC가 비축한 미국 기계와 지난해 출하된 네덜란드 ASML의 리소그래피(Lithography·석판인쇄) 장비 등이 사용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이 칩은 이른바 ‘기린칩’으로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최신 버전에 탑재될 예정이다.

5나노 칩은 최첨단인 3나노 칩보다는 한 세대 뒤처져 있지만, 이번 움직임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이 여전히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짚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0월에 이전의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 때 규정한 것보다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칩에 대해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등 수출통제 조치를 지속해 강화해 왔다.

또 네덜란드, 일본 등과 협력해 ASML 설비와 같은 최신 장비에 대한 중국 접근도 차단해 왔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7나노 프로세서를 탑재한 메이트60 프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해 업계와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이 스마트폰은 중국 내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화웨이의 4분기 출하량을 전년 대비 50% 가까이 끌어올렸다.

소식통들은 “새로운 칩이 스마트폰용으로 충분히 생산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화웨이의 최신 인공지능 프로세서인 어센드(Ascend) 920도 SMIC에서 5나노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소식통들은 예상했다.

SMIC는 더 많은 기린 칩과 AI GPU를 만들기 위해 현재 7나노 생산 능력도 늘리고 있다.

화웨이의 7나노 어센드 910b칩은 현재로서는 미국 엔비디아의 AI 프로세스에 대한 가장 유망한 대안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더 발전된 칩을 제조하려는 중국 노력에는 추가 비용도 발생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SMIC가 5나노 및 7나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제조비용보다 40~50%가 더 들어가는 데다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 역시 TSMC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제재와 포위망을 뚫기 위한 중국의 자체 기술 개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와 SMIC는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하거나 의견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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