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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박수현 살고 노형욱 컷오프…민주, 공천경쟁 막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6일 경선 지역 23곳을 발표하고, 13개 지역을 단수 공천하기로 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향후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의 길을 터주는 책임 있는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며 “(탈락한) 후보들은 약속한 대로 선당후사 정신으로 아름답게 승복해달라”고 말했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0 총선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0 총선 1차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가장 눈길을 끈 곳은 광주 동남갑이었다. 윤영덕(초선) 의원과 친명계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보의 2파전으로 좁혀졌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노형욱 전 장관이 공천 배제(컷오프)됐다. 이날 임 위원장은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부동산값 폭등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고리로 전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임 위원장의 발언에 친문계는 발끈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국 사태와 부동산 정책 등 아픔과 실책이 있었다는 점을 겸허히 동의한다”면서도 “대선 패배와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다만,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는 문재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전 수석이 이종운 전 공주시의회 의장을 누르고 단수 공천됐다. 당 관계자는 “특별당규에 따른 단수 공천”이라고 설명했다. 특별당규에 따르면 심사 총점 기준 30점(100점 만점) 이상 차이가 나거나, 1·2위 적합도 여론조사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단수 공천한다.

서울 송파을에선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친명계 송기호 당 대표 법률특보(현 송파을 지역위원장), 홍성룡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가 경선한다. 이날 발표 지역 중 유일한 3자 경선으로, 당 관계자는 “원외 지역구의 3인 경선이라 (경선 이후) 결선 투표를 따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일부 3선 의원들도 경선을 뚫어야 한다. 서울 송파병에서는 남인순(3선) 의원과 박성수 전 송파구청장, 경기 군포에선 이학영(3선) 의원과 김정우 전 의원, 파주갑에서 윤후덕(3선) 의원과 조일출 전 당 대표 전략특보가 맞붙는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수도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까닭에 수도권 경선은 대부분 ‘현역 의원 대 원외 인사’ 구도로 치러진다. 서울 서대문을에서는 김영호(재선) 의원과 문석진 전 서대문구청장이, 인천 연수을에선 정일영(초선) 의원과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이 경합한다. 인천 남동갑은 맹성규(재선) 의원과 고존수 전 인천시의원이, 경기 광명갑에서는 임오경(초선) 의원과 임혜자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경선을 치른다.

이외에도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는 친명계 제윤경 전 의원이 고재성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과 경합을 벌인다.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하는 민주당 경선 투표는 19일부터 사흘간 진행되고, 결과는 21일 공개된다. 설 이후에 2차 경선 지역 및 단수 공천 지역도 발표한다.

공천 경쟁의 막이 오르면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31명) 명단에 친문·비명계가 얼마나 포함될지 이목이 쏠린다. 하위 20%는 경선 득표율에서 20%가 깎이고, 하위 10%는 30%가 깎여 사실상 컷오프에 가까운 불이익을 받는다. 야권 관계자는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이 탈당 등 집단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어 폭풍전야”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공관위원장이 하위 20% 대상자에게 개별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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