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냉동·냉장 물류비 6년만에 4.6배로…새벽배송 등 콜드체인 폭증

중앙일보

입력

설 연휴를 앞둔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단지에서 택배 기사들이 상차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설 연휴를 앞둔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단지에서 택배 기사들이 상차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내 기업의 물류비 지출 중 냉동·냉장 등 특정 온도를 유지해 배송해야 하는 정온 제품의 물류비 비중이 2016년 7.9%에서 2022년 36.3%로 4.6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 도소매업체 약 15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4분기 조사해 6일 발표한 결과다.

이런 결과는 이른바 ‘콜드체인’ 물류서비스 수요가 급성장한 영향이다. 콜드체인은 식료품을 산지부터 가정까지 신선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저온으로 운송하는 유통 체계를 말한다. 컬리·쿠팡·SSG닷컴의 식료품 새벽배송이 그런 사례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조사를 보면, 콜드체인이 동반되는 식음료품, 농·축·수산물, 음식서비스 상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1%씩 증가해왔다. 6년간 시장 규모는 13조2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식음료품이나 농축산물의 콜드체인 배송 영향만 있는 건 아니다. 이상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선식품 외에도 산업재 부문에서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등 특정 온도 범위 내에서 제품을 관리해야 하는 정온물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초저온제품을 생산하는 한 의약품 업체는 운송 중 온도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관련 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의 경우에도 신소재 폴리에틸렌이 수분, 온도에 예민하게 반응해 창고 온도 조절에 큰 비용을 들이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모델이 콜드체인 배송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 홈플러스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모델이 콜드체인 배송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 홈플러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제품을 1만원어치 팔면 물류비로 평균 69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이 6.9%인 것이다. 2016년엔 6.6%, 2018년엔 6.5%, 2020년엔 7.1%였다. 규모별로는 매출액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물류비 비중이 7.8%로 가장 높았고, 이는 매출액 3000억원 이상 기업(4.4%)보다 약 2배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 영향이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0.9%)과 소매업(10.6%)의 물류비가 다른 업종에 비해 높았다. 음식료품은 상품유통 과정에서 포장비가 많이 들고 추가로 냉동 냉장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소매업은 주문, 배송, 반품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과 업무량이 필요해 물류비가 많이 든다고 한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홍해를 비롯한 중동리스크 등으로 유가와 해상운임이 오르는 등 높은 물류비가 상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