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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이미 1.5℃ 넘어…10년내 2℃도 돌파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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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올해 대기 중 온난화 가스 이산화탄소 수준의 증가로 인해 상승한 기온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추세로 2020년대 말에서 2030년대 초쯤 파리기후협약 목표인 2도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웨스턴호주대학 맬컴 매컬러 교수팀이 6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를 통해 발표한 연구 결과다.

지구온난화로 갈 곳 잃은 북극곰. 셔터스톡

지구온난화로 갈 곳 잃은 북극곰. 셔터스톡

연구팀은 동부 카리브해에서 채취한 고착형 해양동물인 경화 해면의 골격 표본을 이용해 지난 300년간의 해양 혼합층(OML) 온도 변화를 분석했다. 동부 카리브해는 다른 지역보다 기온의 자연 변동성이 적은 곳이다. 또 경화 해면동물은 해양 온도 변화에 따라 탄산칼슘 골격의 화학적 구성이 변화한다. 해면동물 표본을 채취한 수심 33~91m의 해양 혼합층은 대기와 바닷물 사이에서 열이 교환되는 영역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확보한 바닷물 온도변화 데이터를 1850년도부터 측정되고 있는 해수면 온도 데이터(HadSST4)와 비교해 보정했다.

그 결과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난화는 1860년대 중반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 온도 실측 기반의 HadSST4 데이터상 온난화 시작보다 약 80년 이른 시점이지만 과거 산업화 이전 시대의 기후 재구성 결과와는 일치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이 결과를 현재의 해양 및 지표면 온난화와 향후 예측에 적용하면 육지 온도는 2020년에 이미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7±0.1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상승 폭이 섭씨 0.5도 더 큰 수치다. 지구 온난화가 파리기후협약의 중간 관리 목표인 1.5도를 이미 돌파했음을 뜻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막기로 목표를 정하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감축하기로 했다.

현재 추세가 지속할 경우 예상보다 20년 가까이 이른 2020년대 말~2030년대 초 기온 상승 폭이 2도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돼 파리기후협약 목표 역시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부연했다.

중국 광저우 지구과학연구소 원펑덩 박사는 함께 게재된 논평에서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열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전 세계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즉각적이고 효과적이며 정보를 바탕으로 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과학전문 매체 어스닷컴에서 공개된 영국 기상청의 보고서에서도 "올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예상 증가는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 보고서가 강조한 세 가지 '1.5도 시나리오'보다 훨씬 높다"며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의 일시적인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인간이 유발한 배출로 인해 2024년 이산화탄소 증가가 여전히 1.5도의 절대 한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1.5도 제한을 유지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향후 10년 동안 거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게 UN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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