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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서울의 겨울밤 매력’ 보여준 빛초롱축제와 윈터페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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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표 야간행사인 서울빛초롱축제와 광화문광장 마켓의 전경. 지난해 12월 15일부터 38일간 약 320만 명이 방문했다. [사진 서울관광재단]

서울대표 야간행사인 서울빛초롱축제와 광화문광장 마켓의 전경. 지난해 12월 15일부터 38일간 약 320만 명이 방문했다. [사진 서울관광재단]

이훈 한양대 교수 국제관광대학원 원장

이훈 한양대 교수 국제관광대학원 원장

축제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도널드 겟츠(D. Getz)는 장소를 살아 움직이게 만들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이벤트 효과라 했다. 일반적으로 관광객에게 도시의 겨울은 다양한 야외 활동이 어려운 비수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 연말 벌어진 서울빛초롱축제와 서울윈터페스타는 서울의 겨울밤을 매력적으로 바꿨다. 전체 약 740만 방문객이 추운 날씨에도 이벤트를 보러왔고, 약 320만 명이 서울빛초롱 단일 축제를 관람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15년 동안 지속한 빛초롱축제는 대표적인 서울의 겨울 관광콘텐트다. 전통적인 한지등(燈)이 내뿜는 은은한 빛깔과 현대적인 디자인은 서울이 가진 복합적 시간 여행을 표현해 주고 있다. 겨울마켓도 개장해 유럽의 크리스마스마켓 같은 쇼핑 매력도 더해주고 있다. 실제로 38일간 예술 소상공인들은 약 1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주변 상가 역시 약 90% 이상 매출액 상승의 경제 효과를 얻었다. 새해를 여는 카운트다운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시청광장·광화문 등 다양한 이벤트를 묶은 서울윈터페스타도 도시를 매력적으로 변화시켰다.

전 세계는 관광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선정하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는 약 3000억원에 해당하는 항공권을 주요 시장에 무료로 배포했고, 일본은 관광입국이라는 정책 목표를 세우고 일사불란하게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사우디와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지역은 월드컵 등 국제이벤트를 통해 코로나 이전보다 약 25%나 많은 외래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우리도 올해 2000만 외래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전국의 축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보령머드축제, 서울과 부산의 불꽃축제, 화천산천어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김제지평선축제 등 재미있는 축제들이 국내외 관광객을 모으는 핵심 콘텐트가 되고 있다. 그중 겨울 축제는 화천과 평창을 중심으로 겨울 낚시에 한정된 관광콘텐트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서울 도심의 겨울 이벤트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관광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더 매력적인 도시의 겨울 이벤트를 위해서는 해결할 과제도 있다. 첫째,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이벤트가 돼야 한다. 화천산천어축제에서 야간 ‘선등거리’는 1년 동안 지역 어르신들이 만든 등(燈)으로 조성한다. 둘째, 중장기 발전계획과 상설조직을 통해 매년 발전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향후 10년 후에 세계적인 관광 매력을 갖출 수 있도록 목표와 전략을 공유해야 한다. 사람과 행정이 바뀌더라도 계획한 방향과 목표를 지속해서 추진하는 것이 미래를 만드는 힘이다.

도시는 일을 중심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삭막한 장소다. 하지만 이벤트는 도시를 재미있고 활기찬 여유 공간으로 바꾸고 관광객에게 도시를 방문할 욕구를 자아낸다. 서울이 발전한다는 것은 전 세계인이 오고 싶고, 놀고 싶고, 즐기며 살고 싶은 곳을 만드는 것이다. 겨울 이벤트는 서울을 재미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훈 교수는

2015~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2018~ 서울관광포럼 공동위원장
2020~ 외교부 정책 자문위원
2021~2023 (전) 한국관광학회 회장
2022~ 서울시 공정관광위원회 위원장
2022~  문체부 관광기술 연구개발 심의
위원회 위원
2023~ 국토부 정책위원회 위원
2023~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2023~ 국립해양박물관 비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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