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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룡과 춘향이 만난 광한루원에 천연기념물 원앙 100마리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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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 연못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 무리가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 남원시]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 연못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 무리가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 남원시]

부부 금실을 상징하는 원앙이 이몽룡과 성춘향이 만난 광한루의 새 명물로 떠올랐다.

전북 남원시는 5일 “최근 광한루원에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100여마리가 둥지를 틀었다”며 “개체 수로는 역대 가장 많다”고 밝혔다. 2008년 명승으로 지정된 광한루원(6만9795㎡)은 광한루가 있는 정원을 말한다.

남원시에 따르면 광한루원에 원앙이 처음 발견된 건 약 15년 전이다. 당시 한두 마리였던 원앙은 10년 전부터 점점 늘더니 4~5년 전부턴 수십 마리가 가을에 왔다가 광한루원에 눌러앉았다.

(사)한국조류보호협회에 따르면 국제적 보호종인 원앙은 러시아·중국·한국·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현재 동남아시아 야생 집단은 2만여마리다. 한국에 서식하는 원앙은 약 5000마리로 추정된다. 일부는 텃새가 돼 하천·호수·계곡 등에서 5~10마리씩 서식한다. 100~200마리씩 무리로 발견되는 원앙은 러시아 사할린 등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겨울 철새라고 한다.

광한루원에 있는 원앙은 텃새와 겨울 철새가 섞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평소엔 40~50마리 수준이지만, 겨울엔 철새까지 포함해 100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남원시는 “봄이 오면 원앙 무리 중 절반은 남고, 절반은 떠난다”고 했다.

철새 도래지가 아닌 광한루원에 원앙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을 놓고 “원앙 습성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앙은 활엽수림이 발달한 산간 계곡이나 강·저수지와 연결된 지천 상류 지역, 숲속에 물이 고인 곳을 선호한다. 광한루원은 나무와 풀이 우거져 있고, 커다란 연못이 있다. 인근엔 ‘요천’이라 불리는 하천도 흐른다.

원앙은 봄이 되면 새끼 무리를 데리고 광한루원 곳곳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학계에 따르면 원앙은 4월 하순부터 7월까지 번식한다. 한배에 9~12개 알을 낳는다. 암컷이 알을 품는 기간은 28~30일이다.

노환순 남원시 관광시설사업소 시설지원팀장은 “연간 77만명이 찾는 광한루원에 잉어에 이어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광한루원 연못엔 비단잉어·토종잉어 등 1000여마리가 산다.

앞서 서울 중랑천에서도 최근 원앙 200여마리가 월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달 16일 소셜미디어(SNS)에 “화합과 사랑의 상징인 원앙이 성동구에 무리 지어 나타났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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