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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기고] 척추측만증 10대 가장 많아, 조기치료해야 합병증 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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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고 김재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겨울방학이 한창이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 우리 아이들은 실내 생활을 하는 시간이 늘며 그만큼 운동하는 시간이 줄기 마련이다. 하지만 겨울방학은 아이들의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관찰하고 확인할 수 있는 더없는 기회다. 키는 나이에 맞게 제대로 크고 있는지,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지, 친구들과 학업 스트레스는 없는지 등 살필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척추측만증’은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기 아이들에게서 특히 많이 발견되는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80~85%가 청소년기에 발견되고, 10대 환자가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를 받은 9만4845명 가운데 41.6%(3만9482명)가 10대(10~19세)로 가장 많았다. 일부는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깊게 관찰하지 않아 미처 치료되지 못하고 뒤늦게 성인기에 발견되기도 한다.

몸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척추는 정면에서 봤을 때 1자, 측면에서 봤을 땐 완만한 S자의 만곡형을 그린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척추가 틀어지고 휘어지게 되면 정면에서 볼 때 C자나 S자 형태가 나타나는데, 이때 10도 이상의 척추 변형을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좌우 어깨높이가 확연히 차이가 나거나 한쪽 등이 튀어나왔다면 의심할 수 있다. 변형이 심한 경우 심장·폐 등 주위의 장기를 압박해 심각한 합병증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척추측만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특발성)가 전체의 85~90%를 차지한다. 주로 사춘기 전에 발생하고 여자아이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통증 등 증상은 거의 없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사춘기까지 진행할 수 있다. 자칫 진단이 늦어지거나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되면 척추가 더 휘어지고 심한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 만곡이 더 진행되기 전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중 척추측만증이 있다면 평균 발생률(2%)의 10배 수준인 약 20%까지 발생률이 올라간다.

척추측만증은 조기에 만곡 각도가 낮을 때 발견하면 재활 치료와 보조기 등의 비침습적인 치료를 시행하지만, 각도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아주 큰 각도로 휘어진 상태에서는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평소 아이의 자세나 성장, 신체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척추측만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보조기나 척추 고정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경과와 전체적인 신체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너무 심해지기 전 병원에 내원해 진단받고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심폐 기능 저하, 심한 비대칭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수술을 지연시키거나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회다. 각별한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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