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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마늘, 홋카이도 푸딩까지…특산물 모신 편의점의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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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븐일레븐이 국내 농산물 구매 확대 프로젝트 ‘월간파밍’을 통해 공수한 부산 대저짭짤이 토마토.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국내 농산물 구매 확대 프로젝트 ‘월간파밍’을 통해 공수한 부산 대저짭짤이 토마토. 사진 세븐일레븐

‘산지 직송’ ‘현지 직수입’을 앞세운 편의점 업계가 신선식품 판매를 확대하며 근거리 쇼핑 채널 지위를 굳히고 있다. 백화점 식품관이나 대형마트 식품 코너에서나 팔던 신선 식품이나 국내외 지역 특산품을 편의점에서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매출을 일찌감치 따라잡은 편의점 업계가 신선식품으로 백화점 매출도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식료품 늘리는 편의점 업계

과거 인스턴트 식품이나 간편식, 간단한 공산품 판매에 주력했던 편의점들은 팬데믹 이후 식자재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 수는 993만5600 가구로 전체 가구(2391만4900 가구)의 약 42%를 차지한다. 특히 편의점 주 소비층인 2030세대 1인가구는 식료품도 마트 대신 편의점에서 산다. 대량으로 판매하는 마트 대신 집 앞 편의점에서 소포장된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 편의점업계는 이들을 겨냥해 최근 신선식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나 지역 농가와 손잡고 수급하는 산지 직송 상품이 크게 늘고 있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은 2020년 시작한 국산 농산물 구매 프로젝트 ‘월간파밍’을 통해 경북 영천 마늘, 전남 무안 햇양파, 충남 부여 햇감자 등 식자재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세븐일레븐엔 지역 특산물은 29개 지역 60가지 품목이 입점해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역 특산물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특히 과일·야채 판매액이 30%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이 판매하고 있는 국내외 특산품 품목.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판매하고 있는 국내외 특산품 품목. 사진 세븐일레븐

전국 곳곳에 소규모 점포가 들어선 편의점은 소규모 농가의 판로 개척 역할도 한다. 특산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연간 농산물 재배 면적이 일정치 않은 지역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납품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2022년부터 창녕 마늘·포항 시금치 유부초밥, 진도 대파 김밥 등을 출시했다. 전남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 대파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지역 이미지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었다”며 “진도 김, 미역 등 다른 특산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특산품 늘고 

 GS25의 모델이 지난해 11월 출시된 일본 북해도 특산품 ‘홋카이도 푸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GS25

GS25의 모델이 지난해 11월 출시된 일본 북해도 특산품 ‘홋카이도 푸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GS25

편의점 업계는 차별화된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직소싱 경쟁에도 한창이다. GS리테일은 올해 편의점 GS25의 상품 수입국을 30여개국으로 늘리고 직소싱 상품을 5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GS25가 출시한 일본 훗카이도(북해도) 지역 특산품 ‘훗카이도 푸딩’은 2개월 만에 누적 판매수량 10만 개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CU는 폴란드 우유 제조업체 ‘믈레코비타’의 1L짜리 일반 우유·저지방 우유를 자사 국산 우유의 절반 수준 가격(2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도 말레이시아·프랑스·뉴질랜드 등 직소싱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24 해외 소싱 담당자는 “해외 여행에서 먹던 먹거리를 국내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는 데 1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국내외 특산물은 편의점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21년 이미 대형마트 매출을 앞지른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백화점과도 매출 격차를 바짝 좁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계 전체 매출 중 각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백화점 17.4%, 편의점 16.7%, 대형마트 12.7%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 상승률은 편의점 8.1%, 백화점 2.2%, 대형마트 0.5% 순으로 편의점 업계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편의점이 근거리 쇼핑 채널로서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며 “현재 매출 증가세를 볼 때 올해는 편의점이 백화점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 매출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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