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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머스크, 이사들과 마약파티…왕처럼 행세" 추가 폭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전·현직 이사들과 파티에서 마약을 하고, 왕처럼 행세하면서 마약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회사인 테슬라·스페이스X 등의 전·현직 이사진이 이런 압박을 느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유럽유대인협회(EJA) 콘퍼런스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유럽유대인협회(EJA) 콘퍼런스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WSJ은 앞서 지난달에도 머스크의 마약 복용 의혹을 보도했는데, 당시 머스크는 “검사에서 약물이나 알코올은 미량도 검출되지 않았다”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보도에서 WSJ은 머스크가 마약을 하는 현장에 있었다거나, 관련 상황을 잘 안다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이사진을 포함한 머스크 측근은 그가 유도하는 분위기에 따라 그와 함께 마약을 해야 할 것 같이 느꼈다고 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이들이 머스크의 기분이 상하지 않기를 바랐으며, 특히 머스크가 막대한 부를 안겨줬기 때문이었다.

또 이들은 머스크의 지근거리에서 지내면서 얻게 되는 ‘사회적 자산’을 잃고 싶어하지 않았고, 일부는 자신이 마치 ‘왕’과 가깝게 지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머스크와 그의 변호사는 의혹에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WSJ은 이날 보도에서 머스크가 참석했다는 ‘마약 파티’ 장소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머스크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프로퍼 호텔’에서 열린 사교 모임에 참석해왔으며, 여기에서 수차례 환락을 목적으로 케타민을 했다는 게 WSJ의 보도 내용이다.

이 모임에는 테슬라 이사이자 에어비엔비 공동 창업자인 조 게비아도 동석했다고 언급했다.

또 머스크와 함께 마약을 복용한 이사진으로는 그의 형제인 킴벌 머스크, 전 테슬라 사외이사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인 스티브 저벳슨을 지목했고, 이 중 일부는 마약을 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했다. 특히 저벳슨은 엑스터시, LSD를 하는 파티에 머스크와 함께 참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머스크와 이사진이 함께 사용하는 마약의 분량이 많아지면서 점점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거느린 회사의 이사회에서는 이를 알고도 외부로 공개되지 않도록 회의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

WSJ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전·현직 이사들은 머스크의 불법 마약 사용을 알고 있었지만, 공개적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회사의 다른 이사들은 머스크와 깊숙한 개인적, 재정적 고리로 연결돼 있고, 이 관계로 어마어마한 이득을 봤기 때문이라는 게 WSJ의 추론이다.

이사진 중 그라시아스는 그의 벤처캐피털 회사 등을 통해 머스크의 회사들에 15억 달러(2조77억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보유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머스크에 승인됐던 560억 달러(74조9560억원) 규모의 보상에 제동을 건 것에도 이런 맥락이 작용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2018년 한 소액주주는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낸 보상을 문제 삼아 ‘중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내 승소한 적이 있다.

WSJ은 “2018년 보상을 승인한 이사회 구성원은 머스크에게 신세를 지고 있었다는 게 판사의 발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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