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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진료 많이 하는 4개 과…소득도 높고 전공의도 몰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입주한 성형외과 간판.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입주한 성형외과 간판. 연합뉴스

비급여 진료 비율이 높은 진료과 의사가 소득이 높은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공의 모집 경쟁률도 이런 과가 높았다.

4일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의 ‘혼합진료 금지를 통한 실질 의료비 절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분석이 담겼다. 정부는 비급여 팽창이 비(非)필수 분야로의 의사 쏠림을 낳았다고 판단해 ‘혼합진료 금지’ 등의 관리 강화를 예고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분석이 나온 셈이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항목을 뜻한다. 병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을,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비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의원급 의료기관 전문과목별 비급여율과 의사임금 비교. 사진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 보고서

의원급 의료기관 전문과목별 비급여율과 의사임금 비교. 사진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 13개 전문과목별 비급여율 순위에서 1위는 재활의학과(42.6%)로 나타났다. 이어 안과(42.3%), 정형외과(36%), 신경외과(35.3%) 순이었다. 이들 4개 과는 의사 임금 순위에서도 상위 4위권에 속했다. 안과가 연간 4억5837만원으로 1위였고, 정형외과(4억284만원), 재활의학과(3억7933만원), 신경외과(3억7065만원) 순이었다. 반면 비급여율 순위 하위권(11~13위)인 비뇨기과·이비인후과·정신건강의학과는 임금 순위에서도 각각 9위, 12위, 11위로 낮았다.

과목별 의사 소득과 전공의 경쟁률 간에도 상관관계가 있었다. 2020년 기준 전문과목별 소득은 안과(3억8918만원)가 1위였고, 그 뒤로 정형외과·신경외과·피부과·재활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순으로 높았다. 이들 소득 상위 과목이 전공의 경쟁률도 대체로 높았다. 2023년 기준 전공의 경쟁률은 안과(1.75)가 1위였고, 정형외과·재활의학과·성형외과 등이 뒤를 이어 상위권에 포함됐다. 비급여 진료 비율이 높은 과목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젊은 의사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의사 전문과목별 소득과 전공의 경쟁률 상관관계. 사진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보고서

의사 전문과목별 소득과 전공의 경쟁률 상관관계. 사진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보고서

보고서는 “비급여 수입에 대한 의존은 의대 광풍, 필수의료 붕괴, 개업의 개원 열풍으로 표출됐다”고 지적하며 혼합진료 금지를 통한 비급여 통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연간 비급여 진료비 추정 총액은 2010년 8조1810억원에서 2021년 17조3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정부는 일부 진료 항목에 대해 혼합진료 금지를 추진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이어 이날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도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다. 도수치료나 백내장 수술 등 비중증이지만 남용되는 비급여 진료를 급여 진료와 함께 받으면 건강보험 청구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현장에서는 (급여 항목인) 물리치료를 받고 (비급여인) 도수치료를 또 하고, 하루에 두 번도 하기도 한다. 의료적 관점에서 지나친 비급여 행위들이 있다”며 “혼합진료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상세하게 기준을 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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