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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권 지각변동… “성수·한남 뜨고 가로수길·홍대 고전”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가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 운영에 나선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문을 연 서울시 팝업스토어 '서울라이프' 모습. 뉴스1

서울시가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 운영에 나선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문을 연 서울시 팝업스토어 '서울라이프' 모습. 뉴스1

코로나19 이후 명동·강남·홍대 등 전통 상권이 지고, 성수·한남·도산대로 같은 신흥 상권이 부상하면서 서울의 주요 상권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코리아는 ‘2024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0년 코로나19와 이후 엔데믹을 거치며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집객에 성공한 서울 성수, 한남, 도산대로 주변 지역이 유망 상권으로 떠올랐다”며 “이 지역이 향후 리테일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4일 밝혔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평균 8.4%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성수동 상권과 겹치는 뚝섬 상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같은 기간 2.5%로 매우 낮았다. 한남동이 포함된 이태원 상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0%대로 거의 공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상권 공실률도 3.3%에 그쳤다.

반면 전통 상권으로 꼽혔던 명동, 강남·가로수길, 홍대 상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모두 서울 평균(8.4%)을 웃돌았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명동의 경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작년 4분기 27.7%로 나타났고, 가로수길이 포함된 신사역 상권은 10.2%, 홍대 상권의 공실률 역시 9.8%로 맥을 못 추고 있다.

CBRE코리아는 성수동 상권에 대해 “트렌디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개성 있는 브랜드들이 진출하고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부상하며 주요 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주거, 업무, 리테일이 골고루 어우러지며 뷰티·패션·식음료(F&B) 등 상권의 폭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는 임대료 상승 추세로도 확인된다. 서울 중대형 상가 평균 임대료는 2022년 1분기 ㎡당 2만5500원에서 작년 4분기 2만5600원으로 2년 새 0.39% 오르는 데 그친 반면, 뚝섬 상권 중대형 상가의 ㎡당 임대료는 같은 기간 15.3% 올랐다.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 평일 낮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김남준 기자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 평일 낮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김남준 기자

CBRE코리아는 한남동 상권에 대해선 “MZ세대가 선호하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매장과 공연·전시 공간 등을 갖추고 인근 고급 주거지의 구매력도 뒷받침되면서 높은 성장이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고, 도산대로 상권은 “청담동 명품 거리를 방문하는 고객과 젊은 세대가 유입되며 다시 주요 매장이 출점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반면 가로수길이나 홍대 상권은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감성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차별화된 콘텐트를 갖추지 못하면서 상권 회복세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로수길에 대해선 과도한 임대료 인상으로 기존 임차인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겪으며 상권의 특색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다만 명동과 강남 상권은 올해 회복이 다소 될 것으로 예상했다. CBRE코리아는 “명동 상권은 최근 스포츠 브랜드의 집성지로 거듭나고 기존에 철수했던 패션·뷰티 브랜드가 재입성하면서 빠르게 공실이 줄고 있다”며 “강남 상권도 해외 식음료 브랜드를 중심으로 점포 신규 출점이 잇따르고 있어 올해 추가적인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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