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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김정은 한마디에 '범민련 해산'…임종석 입장 밝혀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해산과 관련해 침묵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연합뉴스

하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범민련 해산 주장한 문익환 목사를 국정원 프락치라고 했던 사람들, 김정은 한마디에 자진 해산하는 당신들은 김정은의 프락치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김정은이 통일 추진 기구를 모두 해산하라는 방침을 내리자 한국의 범민련 남측본부도 오는 17일 해산총회를 연다고 한다"며 "범민련 조직은 제가 친북좌파에서 벗어난 결정적 계기였기에 한 말씀 드린다"고 했다.

지난 1일 범민련 남측본부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는 해산 등 조직 재편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남 관계는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며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 기구들을 정리·개편하라"고 지시하자 국내에서도 '통일운동'을 표방해온 파트너 기구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진보 진영 내에서 범민련 해체를 처음으로 주창한 분은 고 문익환 목사였다"며 "그러나 2, 3년 범민련 활동을 해본 결과 북한과 하나의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에 큰 실망과 한계를 느꼈다. 북한은 민주적 토론이나 협의를 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지시만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 하나의 조직이 지속된다면 남측본부의 자율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진보 진영은 종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에 범민련 해산을 주창한 것이라고 하 의원은 주장했다.

이어 "그러자 북측은 문 목사를 안기부(현 국정원) 프락치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며 "이와 동시에 남쪽의 종북 세력들도 덩달아 문 목사를 안기부 프락치로 몰아갔다. 이런 과정에서 문 목사는 큰 충격을 받으셨고 결국 범민련 해체를 이루지 못하고 1994년 1월에 돌아가셨다”고 부연했다.

하 의원은 "당시 문 목사를 옆에서 모셨던 저는 이 광경을 생생하게 지켜보면서 북한과 종북세력들에 매우 큰 환멸을 느꼈다. 제가 친북 좌파에서 벗어난 결정적 계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종북 세력이 애지중지 신줏단지처럼 모신 범민련이 이제 김정은의 말 한마디에 해산 수순을 밟고 있다"며 "과거 범민련 해체를 반대하며 문 목사를 안기부 프락치라고 비난하다 김정은의 말 한마디에 즉각 범민련을 해체하는 친북 좌파들! 당신들은 이제 김정은의 프락치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러한 사실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당시 문익환 목사와 함께 통일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며 "대통령 비서실장을 마치고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고 했던 임종석 실장은 이 범민련 해산 사태에 대해서 침묵하지 말고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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