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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건양대 총장 "지역과 더 협력해야 지방대 위기 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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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방 소멸 상황이 심해질수록 대학은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인구 감소 등에 따른 대학의 위기도 지역과 협력하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지역 인재를 최대한 끌어모으고 외국인 유학생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

김용하 건양대 총장이 대전메디컬캠퍼스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용하 건양대 총장이 대전메디컬캠퍼스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논산에 있는 건양대 김용하 총장은 인터뷰에서 "대학이 있는 논산시는 물론 충남도 등 지자체와 손잡고 교육시스템과 환경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뒤에도 일자리를 찾아 지역에 계속 머물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대전메디컬캠퍼스에서 김 총장을 만나 대학 비전을 들어봤다.

-지역 사회 협력은 어떻게 하고 있나
“2022년 8월 총장으로 취임한 뒤 백성현 논산시장과 상생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논산시로부터 기자재와 소프트웨어 구매비(14억원)를 지원받아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했다. 24학년도 신입생 전원(25명)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한다. 이와 함께 10년 전부터 학생 정주·교육환경 개선에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다. 지난해 63억원의 예산을 편성, 기숙사를 리모델링하고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을 확충했다. 이런 노력이 지역 인재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전략은 어떤 게 있나
“한국을 선호하는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GKS(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학위과정)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학생을 유치할 생각이다. 중국 유학생은 대전과 논산캠퍼스 교직 관련 학과, 베트남이나 몽골 학생은 일반 학과를 중심으로 끌어올 계획이다. 현재 300명 수준인 외국인 유학생은 건학 40주년을 맞는 2031년에 2000~3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유학생이 졸업 뒤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지역에 정주하며 취업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도 논의 중이다. 기업에 일자리를 알선하고 창업도 돕겠다.”

-해마다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비결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공시한 ‘2022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 전년보다 3.9%p 상승한 77.7%의 취업률을 달성했다. 건양대는 입학 때부터 학생들에게 적성이나 진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또 직업적성검사, 취업전략 특강, 취업캠프, 기업탐방, 모의면접 및 AI면접 등 취업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유명 인사를 초청해서 강연을 듣거나 관심이 있는 분야 기업을 방문하기도 한다. 총장 취임 후엔 ‘Design You’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학생 스스로가 잠재력을 키우고 선택한 진로에 따라 학습하도록 지원했다.”

김용하 건양대 총장이 대전메디컬캠퍼스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용하 건양대 총장이 대전메디컬캠퍼스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학교 운영 시스템에도 변화가 있는데
“취임 이후 구성원간 화합과 협력이 대학 발전에 필수라고 판단, 부서 간 벽을 허물고 상향식 업무보고도 수평적 토론으로 바꿨다. 논산(창의융합캠퍼스)과 대전(메디컬캠퍼스) 특징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캠퍼스별 처장제를 도입했다. 또 단과대를 없애고 학과 체제로 바꿨다. 이렇게 하면 학과별로 의사결정이 쉬워져 교육과정과 취업 등 각 학과가 필요로 하는 문제를 즉시 해결할 수 있다. ‘AI·SW융합대학’을 설립하는 등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학과도 만들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이 대학가 최대 관심사다
“글로컬대학3.0은 교육부가 2026년까지 비수도권의 지방대 30곳을 지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정 대학은 매년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는다. 우리 대학은 지난해 4월 총장과 교수 등 30여 명으로 추진단을 꾸리고 유치 전략을 짜고 있다. 건양대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논산)과 평생교육기관(계룡)은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글로컬대학 선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해 말 건양대병원이 ‘상급병원’으로 지정됐다
“2000년 개원한 대학병원은 암센터와 심뇌혈관센터은 물론 지역 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도 갖췄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으로 한 차원 더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상급병원으로 지정된 뒤에 수술이 밀릴 정도로 환자가 증가했다. 지난달 치른 편입생 시험에서도 응시생이 예년보다 15%가량 증가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대비해 건물을 신축하고 실습장비 확충, 교원 확보에 나섰다. 앞으로는 우리 대학 의과학계열 학생은 물론 대학병원이 없는 다른 대학 학생까지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다 같이 상생하자는 취지다. 이렇게 하면 지역민도 혜택을 볼 것이다.”

☞김용하 총장=미국 린치버그대학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서강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로 건양대의료원 행정원장과 건양대 전략지원본부장,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심사위원 등을 역임한 뒤 2022년 8월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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